최종학력 학사 출신 임원도 점차 줄어
석·박사 임원 늘며 고학력화 가속
SKY보다 해외 대학 출신 더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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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제가 공고 출신이다 보니까 명문대 출신들을 뚫고 임원 달기는 힘들다. 이 바닥이 냉정하다.”(삼성전자 출신 개그맨 정형돈)
전체의 단 0.5%만 오를 수 있다는 삼성전자의 임원 자리 중에서도 박사 비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라 불리는 명문대 학사를 졸업했더라도 석·박사 학위가 없다면 점점 임원을 달기가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이다.
7일 개그맨 정형돈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과거 삼성전자에 재직하던 시절에 대해 언급했다.
진행자 박명수가 “지금까지 삼성전자에서 일했으면 이사급 아니냐”고 묻자, 정형돈은 “며칠 전에 친구들과 통화 했는데 아직 차장급이라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공고 출신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SKY 같은 명문대 출신들을 뚫고 임원 달기는 힘들다. 이 바닥이 냉정하다”고 밝혔다.
정형돈은 공업고등학교 졸업 후에 바로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지난 2001년 퇴사 후 연예인이 된 케이스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모습. 김민지 기자 |
실제로 삼성전자 임원 중 최종학력이 고졸인 사람은 전체의 0.26%에 불과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임원 1150명(3월 말 기준)중 고졸 출신은 3명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임원들의 고학력화도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학력이 학사 졸업인 임원은 올해 1분기 기준 344명으로, 전체의 29.9%를 차지했다. 2020년 366명을 차지해 전체의 34.9%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줄어든 수치다.
반면, 박사 출신 비중은 눈에 띄게 늘었다. 2020년 28.1%(295명)에서 올 1분기 32.1%(369명)으로 증가했다. 석사 출신 비중도 같은 기간 36.6%(384명)에서 37.7%(434명)으로 소폭 늘어났다.
또한 국내 명문대로 꼽히는 SKY 대학 출신보다, 해외 대학 출신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기준 최종학력이 해외 대학 출신인 임원은 300명으로 전체의 26%를 차지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세 학교 출신 임원은 총 271명으로 전체의 23.6%였다.
한편 삼성전자 임원 비율은 전체 구성원의 약 0.5% 내외로 유지된다. 전체 임직원이 12만명이 넘는 가운데, 임원 달기는 ‘하늘의 별따기’ 정도로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에는 석·박사 출신, 해외 유학파 임원들이 늘어나며 국내 명문대 출신마저도 임원 자리에 오르기 점점 어려워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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