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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카이스트 나왔는데 당신 어디까지 배웠어” 교사 충격준 학부모 발언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고인이 된 서이초 담임교사를 위한 추모영상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유치원 교사에게 "나 카이스트 나왔다", "내가 선생님 교권을 보호해주는 사람이냐"는 식의 말로 폭언을 한 학부모의 목소리가 공개됐다.

지난 1일 경기일보 유튜브 채널 '경기TV'에는 경기도 공립 유치원 교사 A 씨와 학부모 B 씨 사이 통화 녹음 내용이 올라왔다.

A 씨는 "(폭언에 시달리던)당시 둘째를 임신 중이었다"며 "제 가족이 없었다면 진짜 유서에 그 여자(학부모 B 씨) 이름을 쓰고 죽었을 것이다. (B 씨가)트집 하나 잡아 그걸로 저를 악의적으로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통화 녹음에서 B 씨는 자기 아이를 다른 반으로 가라고 했느냐며 A 씨에게 따졌다. A 씨는 아니라고 답했으나 B 씨는 "아이가 집에 와서 자지러지게 우는데 정말 아닌가", "우리 아이 완전 거짓말쟁이 되는 것이냐"라고 했다.

B 씨는 이어 "친구들 앞에서 그랬다고 하는데? 아닌데 아이가 이렇게 억울하다고 우느냐"라며 "폐쇄회로(CC)TV 확인해봐야겠네"라고 했다.

그는 또 "녹음기를 붙여야 된다니까? 누구 말이 사실인지 녹음기를 붙여야 돼"라고 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 고인이 된 서이초 담임교사를 추모하기 위한 검은색 복장으로 참석하고 있다. [연합]

B 씨는 "내 아이가 우선이지, 내가 선생님 인권이나 교권을 보호하는 사람은 아니다. 우리 아이가 당한 게 많은데"라며 "어디까지 발뺌하시고 어디까지 끌어내리고 어디까지 명예를 실추시킬 것이냐. 뭐하시는 건가. 배운 사람한테"라고 했다.

B 씨는 또 A 씨에게 "당신 어디까지 배웠어요"라며 "(내가)카이스트 경영대학에 나와 MBA까지 했다. 카이스트 나온 학부모들이 문제아인가"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계속 이러시면 선생님 위험해요. 어느 정도껏 해야지"라며 "무슨 권력에 피해 받으셨어요"라고 했다.

B 씨는 체험학습과 관련해 상담하던 중에는 문제가 있으면 유치원에 정식 으로 말해달라는 A 씨 요청에 "유치원에 와서 상담하라고 말하는 게 선생님 굉장히 뻔뻔하신 것"이라고 했다.

A 씨는 "더 이상 언쟁하고 싶지 않다"며 전화를 먼저 끊었다.

A 씨는 "도움을 청해도 교원단체에서 실질적 규정, 제도적 방법이 없으니 도움이 된 건 전혀 없다"며 "개인번호를 비공개하라는 공문이 내려오기도 했지만, 유치원에서 혼자 번호 공개를 안 하면 저만 타깃이 된다"고 했다.

A 교사는 "(이런 학부모가)유치원, 어린이집에서 하는 행동들을 갖고 그대로 초등학교로 간다"며 "그래서 서이초 선생님처럼 그런 일이 일어난다. 저도 그랬다"고 했다.

A 교사는 기존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고 도내 다른 지역에서 근무 중이라고 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달까지 교권 보호 종합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초중고 교사 뿐 아니라 특수교사와 유치원 교사에 대한 교육 활동 보호 매뉴얼도 함께 내놓을 방침이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지원관은 지난달 31일 기자단 정례브리핑에서 "특수교사와 유치원 교사도 교육활동 침해를 받는 경우가 많기에 (대책에)반영해달라는 요구가 분명히 있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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