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목적” 주장했으나 재판부 “비방 목적” 판단

“주병진, 출연진과 불화” 제보 뮤지컬 투자자 2000만원 배상해야
2018년 8월 9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뮤지컬 '오! 캐롤'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주병진이 발언하고 있다. 주병진의 뮤지컬 도전으로 관심을 받은 이 뮤지컬은 주씨가 공연 하루 전에 돌연 하차해 손해를 봤다며 주씨를 상대로 소송을 했으나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방송인 주병진(65) 씨가 첫 뮤지컬에서 돌연 하차한 배경에 출연진과 불화가 있다고 언론사에 제보한 뮤지컬 투자자가 주씨에게 2000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1단독 김경태 판사는 주씨가 뮤지컬 투자자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근 이같이 판결했다.

주씨는 2018년 뮤지컬 ‘오! 캐롤’의 주연을 맡기로 계약했지만, 이후 출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출연료 약 3000만원을 전액 반환했다.

A씨는 이듬해 4월 한 매체에 "주씨는 제작사에 일신상의 이유로 하차하겠다는 입장만 전하고 공연 하루 전 갑자기 하차했다"며 "동료 배우의 조언에 대해 화내며 크게 다투는 등 출연진과의 불화 때문에 하차한 것"이라고 제보했다.

“주병진, 출연진과 불화” 제보 뮤지컬 투자자 2000만원 배상해야
주병진이 뮤지컬 '오! 캐롤' 공연을 연습하고 있는 모습. [OSEN]

또 "주씨의 출연 소식으로 티켓이 매진됐으나 하차 후 기존 공연 일정을 취소하고 관객들에게 푯값을 환불해줬다"며 "주씨는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마땅하다"라고 비판했다.

해당 매체는 제보를 토대로 2019년 4월 '주병진, 뮤지컬 돌연 하차로 공연취소…기획사 3억원 손배소'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제보 내용은 허위로 드러났다. 주씨는 건강 상태 등 문제로 제작사와 합의해 하차했고, 하차 전까지 티켓이 매진되지 않았으며 하차 후에도 기존 일정대로 공연이 열렸다.

재판부는 "주씨의 하차 소식을 듣고 손해를 볼 것이 예상되자 진위를 확인하지 않고 그를 비방할 목적으로 제보했다"며 B씨가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제보한 만큼 주씨 명예를 훼손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제보가 주씨를 비난·비방하는 내용"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허위 제보 이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올해 6월 벌금 300만원을 확정받기도 했다.

한편 뮤지컬 '오! 캐롤' 제작사 엠에스컨텐츠그룹은 주씨를 상대로 3억원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으나 작년 9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