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서이초 도로 통제에 “당신이 경찰이야?” 민원 낸 학부모…1학기만 ‘11건’
21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인근에 학교에서 숨진 교사를 추모하는 조화가 놓여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새내기 교사가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 학교 학부모들이 올해 1학기에 제기한 민원 내용이 공개됐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실이 입수한 '2023학년도 1학기 서이초 학부모 민원 내역'을 보면 지난 5개월간 교무실에 공식 접수된 민원만 11건이고, 교사 개인이 받아 집계에서 빠진 민원은 셀 수도 없다고 27일 JTBC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학부모가 '후문 앞 도로가 혼잡하다'고 민원을 넣어 교감과 보안관이 도로 주변을 통제했는데, 8일 뒤에는 다른 학부모가 '왜 도로를 통제하냐'고 항의했다.

서이초 관계자는 "급하셨는지 슬금슬금 와서 '이러시면 안 된다'고 하니까 저한테 '당신이 무슨 교통(관계자)이냐, 경찰이냐' 듣기 거북한 얘기(를 많이 했다)"며 "학생 안전을 위해서 하는 건데 그걸 가지고 뭐라고 하니까 (힘들다)"고 매체에 말했다. 결국 이 학부모는 사흘 뒤 교육청에 '통제가 과했다'는 취지의 민원까지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곳곳에 담임교사 A씨를 추모하는 메시지와 국화가 놓여있다. [연합]

또 다른 민원을 보면 서이초의 한 교사가 교과서를 가져오지 않은 학생의 학부모에게 "교과서를 준비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학부모가 "교사가 교과서를 안준 것 같다"면서 곧바로 학교로 찾아오기도 했다. 이 민원은 교감의 중재가 있은 뒤에야 마무리됐다.

교사의 교육과 지도에 대한 민원도 있었다. 한 학부모는 '담임교사의 생활과 교과지도, 수행평가에 대한 3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는 "담임과 면담해 고치겠다"는 교감의 답변을 받고도 나흘 뒤 '6가지 문제점이 있다'며 추가로 민원을 넣었다.

학부모 민원 가운데 마지막 내역은 지난주 학교에서 숨진 교사에 대한 내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숨진 교사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지난해 2건, 올해 8건 등 학교 측에 10차례 상담을 신청했다.

A씨는 숨진 이번 달에만 3차례나 상담을 요청했는데, 이 중 2건이 A씨 학급 학생이 연필로 다른 학생의 이마를 그은 이른바 '연필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숨진 이후 고인이 '연필 사건' 이후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소문이 퍼져 경찰은 '갑질' 의혹을 받는 학부모와 서이초 교사 60여명 전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26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 A씨를 추모하는 메시지가 붙어있다. [연합]
betterj@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