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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공·육로·기차로 왕복 27시간…尹, 호우대응 위해 우크라 일정 축소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성소피아 성당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바르샤바)=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왕복 27시간에 걸친 강행군이었다. 이동수단도 항공기, 육로(자동차), 기차 등을 섞었으며 우크라이나 키이우로 이동할 때 14시간, 폴란드 바르샤바로 돌아올 때 13시간이 걸렸다.

국내 집중호우 피해 상황이 심각한데도 우크라이나를 찾은데 대해 대통령실은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수차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과 연결해 총력대응을 지시하는가 하면 우크라이나 방문 일정을 일부를 취소 및 단축하고 폴란드로 복귀했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동행했던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6일(현지시간) 폴란드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계기와 주요 일정 등을 설명했다.

김 차장은 “지난 14일 저녁에 항공기 편, 육로 편, 기차 편 세 가지를 섞어서 (키이우로 이동했으며) 편도 14시간이 걸렸고, 돌아오는 데는 13시간이 소요됐다”며 “현지 체류는 11시간 동안으로 이동시간이 체류 시간보다 몇 배로 길었지만 여러 요소를 고려해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5월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서울에 왔을 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초청 친서를 전달받았다. 나토 정상회의에 임박해서 떠나기 며칠 전에 외교채널을 통해서 다시금 초청 요청이 왔다”며 “우리나라와 폴란드, 우크라이나 삼각 협력체계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안 되니까 현지에서 최종 점검 후에 이상 없음을 확인하고 (우크라이나로) 떠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6일(현지시간) 바르샤바 한국 취재진 프레스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우크라아나 방문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김 차장은 방문 이유에 대해 “몸소 가서 현장을 확인할 때 구체적으로 상황을 평가할 수 있고 피부로 느껴보면서 무엇을 필요로 하고 무엇을 협력할 수 있는지 식별 가능하다”며 “윤석열 정부의 책임외교, 가치외교 실천 기조가 아시아를 넘어서 유럽과 글로벌 차원에서 긴밀하게 연대한다는 명분도 적용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문 경로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앞서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과 비슷한 루트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극비리에 이뤄졌다. 방문 여부도 리투아니아, 폴란드 순방 기간 도중 결정됐으며, 출발 직전까지 순방 기자단뿐만 아니라 비서실 직원들에게도 극도의 보안을 유지했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서쪽 국경 중 가장 안전한 폴란드 접경지를 선택했다. 러시아의 불규칙한 폭격과 드론(무인기) 공격이 이어지는 곳이었다“며 ”노화된 철도 노선과 설비 때문에 기차가 자주 흔들려서 마시고 있던 음료수가 가끔 엎어지기도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다만, 다행히 윤 대통령 일행이 움직이는 동안 위험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당초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부터 4박6일 일정으로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리투아니아, 폴란드 순방길에 올랐다. 지난 14일 폴란드 바르샤바대 미래세대와의 만남을 마지막으로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우크라이나 방문으로 순방기간을 연장했다.

고위관계자는 순방 연장 결정에 대해 “그저께(14일) 저녁 그 시간이 아니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기회는 전쟁 끝날 때까지 없을 것처럼 보여 결심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공동 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도착 직후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시 학살 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됐던 이르핀시를 돌아봤다. 이어 전사자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한 후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 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110분 동안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와 공식 오찬을 가진 데 이어 키이우 시내 소피아 성당을 둘러봤다. 국립아동병원에서 부상 치료 중인 어린이들도 만났다.

고위 관계자는 국내의 심각한 집중호우 상황을 고려해 현지 박물관 방문, 양국 정상 부부간 친교 시간 등의 일정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장은 한국 대통령이 서울로 뛰어간다고 해도 집중호우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는 입장이었다”며 “(호우 상황을) 하루에 한 번 이상 계속 모니터 했다”고 했다.

또다른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순방과 민생이 따로 있지 않다”며 “윤 대통령은 최선을 다해 순방에 임했고, 국내 집중호우 상황에 대해서도 전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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