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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길성 중구청장 “남산고도제한 완화, 새로운 중구의 시작”
취임 1주년 맞아 지난 1년 돌아보는 행사 가져
1년 간 28년 숙원 남산고도제한 완화 도출 주력
김길성 중구청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충무아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중구 제공]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이 충무아트센터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김수한 기자]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30년간 중구의 발목을 잡았던 남산고도제한 완화, 이제 시작입니다.”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1년간 남산고도제한 완화를 뛰어왔던 시간을 돌아보며 가장 큰 의미를 부여했다.

김 구청장은 “남산고도제한이 올해로 정확히 28년을 맞는다”며 “남산고도제한 영향 하에 있는 부지 284만㎡의 40%가 중구에 있어 중구민들이 긴 세월 동안 고도제한의 피해를 온몸으로 받아냈다”고 토로했다.

구청장 당선 후 남산고도제한에 따라 개발 행위가 제한돼 ‘서울 한복판에 이런 동네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낡고 위험한 마을들을 돌아보며 남산고도제한 완화를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했다.

그는 남산고도제한을 풀 열쇠는 주민, 여론, 서울시의 결단 등 3가지라고 보고 일을 추진했다.

먼저 주민 목소리를 반영한 조정안을 도출하기 위해 주민협의체를 만들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100인 100색이라는 주민 대공론장도 열었다.

이어 주민 의견을 바탕으로 중구가 추진하려는 남산고도제한이란 사람이 사람답게, 안전하게 합리적으로 규제를 조정하자는 취지임을 명확히 했고 이를 알려 여론을 설득하는데 주력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의 결단을 이끌어내기 위해 ‘규제 완전 철폐’와 같은 비타협적 프레임을 걷어내고 불합리한 지점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향을 설정했다. 구청은 밑그림을 그려 결정권이 있는 서울시에 제안하는 역할에 충실했다.

▶어떻게 이런 곳에 사람이…남산고도제한 때문에 서울 중심에 생겨난 슬럼가=결국 현재 남산고도제한 완화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어진 건 주민은 물론 여론과 서울시, 정부가 한 뜻으로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남산고도제한 완화에 따라 현재 도심에서 바라볼 수 있는 남산 경관이 바뀔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남산에 고층 빌딩을 올리자거나 규제를 완전히 없애자는 게 아니다”면서 “누가 봐도 불합리한 규제에 묶여 있는 지역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조정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때문에 시민의 남산 조망과는 별 상관 없는 지역까지 규제를 받아 개발 행위가 지연되거나 포기되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년간 남산 일대와 아울러 약수역과 신당동 일대에 중첩적으로 적용되던 규제 장애물이 해소돼 중구에는 ‘최초’, ‘파격’이란 수식어가 붙는 개발 지역이 다수 생겨났다.

약수역 인근 도심공공주택은 1종 주거지 비율이 높아 지난 20년간 개발이 불가했던 지역이지만 정부(국토교통부), 서울시 자문을 거쳐 1종 비율을 줄이고 2~3종 주거지, 준주거지 비율을 높여 파격적인 개발안이 도출된 것이다.

신당10구역 또한 재개발구역 지정과 해제를 반복하며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서울시 신통기획 대상지로 선정되며 1400여세대 대단지 아파트로 거듭나게 됐다.

중구는 오피스 빌딩이 집중돼 있어 주거지가 상대적으로 적어 인구 역시 적다. 이와 관련 김 구청장은 프랑스나 스웨덴 등 인구 감소를 겪은 국가에는 출산 및 양육 친화적 사회구조를 만들고 다양성에 대한 사회적 포용력을 키웠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중구 또한 출산장려금 확대, 산후조리비 지원, 다문화가족 정착장려금 지급 등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매년 중구로 이사오는 사람 수가 2만명에 달하고 이들 대다수가 1인가구라는 점을 감안해 1인가구 정책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3층 규모의 1인가구 전용 소통공간 ‘놀다가’를 열었고 전세사기 피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 1인가구의 전세보증금 반환보험료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가장 인구가 적다보니 학생 1명에게 투자할 수 있는 예산이 높다는 점 또한 중구의 강점이다. 중구는 학생 1인당 89만4000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데 이는 서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만 105억원의 예산을 들여 학교시설 개선, 친환경 급식, 외국어 학습 지원 등에 썼다.

또한 다른 구에서 시도하지 않는 금융경제교실 등을 운영해 학생들의 견문을 넓히고 교사 및 학부모들과 15회 가량 간담회를 갖는 등 교육 관련 소통 기회도 확대하고 있다.

▶인구 적다 보니…서울에서 학생 예산 가장 많아 ‘역발상’=또한 중구에는 40여개의 전통시장이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어 중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전통시장이 가장 많은 구이며 유일하게 행정 직제에 전통시장과를 가지고 있는 구이기도 하다. 구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찾아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신중앙시장은 서울시 디자인혁신 시장으로 선정돼 스페인의 산타 카테리나 같은 서울의 명물로 키워낸다는 계획이다. 구가 170여명의 상인을 설득해 이러한 변화에 찬성한다는 답변을 99% 받아낸 것이 이번 선정에 주효했다.

중구는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층간소음이나 주차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갈등소통방’을 열어 운영 중이다. 오픈 보름 만에 15건이 접수돼 7건의 조정을 완료하는 등 주민생활 편의 향상을 위해 효과적인 개입 방안을 찾고 있다.

김 구청장은 2년차에 접어들며 가장 주력할 분야 역시 주거환경 개선을 꼽았다. 취임 1년간 추진해온 각종 성과를 발판 삼아 취임 2년차에는 더욱 가속도를 붙인다는 각오다. 또한 앞으로 남산고도제한 완화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서울시와 주민 사이에서 주민설명회 개최, 입장문 작성 등으로 의견을 중재할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앞으로 중구는 주민에게 자부심이 될 것”이라며 “이 동네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을 주는 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김 구청장은 서울백병원 폐원 결정과 관련해서는 “서울백병원이 실제 폐원하더라도 인근 국립의료원에 남은 병상으로 충분히 수용할 수 있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백병원 부지를 의료시설로만 쓰게 한다는 방침을 밝힌 데 대해선 “저나 직원들도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추진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 추진 절차를 밟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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