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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정부 최대 규모 경제사절단 베트남으로…K기업 ‘수주 낭보’ 이어질까 [비즈360]
반도체·건설·방산·에너지 등 전방위 협력 기대감↑

지난해 12월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앞서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과 팜민찐 베트남 총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양대근·김지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22~24일)에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하는 가운데 양국의 투자 협력과 신규 수주 계약 등에 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일정에 맞춰 ‘한-베 비지니스 포럼’과 ‘한-베 파트너십 박람회’ 등 대규모 경제협력 행사가 현지에서 개최된다. 주요 경협 행사에 맞춰 각 분야별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잇따라 발표될 전망이다.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를 포함한 205명의 주요 인사들이 포함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사절단의 업종 역시 반도체·전기차·방산·조선·에너지·건설·화장품·식품·소프트웨어·의료기기 등 주요 분야를 아우른다. 사절단은 한국과 베트남의 공급망 협력을 공고화하고, 정보통신기술(ICT) 등 차세대 기술 협력, 에너지·친환경 분야·방산 프로젝트 등을 확대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모색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그동안 베트남 정부·기업과 활발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는 이재용 회장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이 베트남을 찾는 것은 지난해 12월 하노이 소재(연구·개발) 센터 준공식에 참석한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고 이건희 선대회장과 베트남을 방문한 이래 꾸준히 베트남에 들러 현지 사업을 꼼꼼히 챙겨왔다. 삼성은 지난 1989년 베트남 하노이에 삼성물산 무역사무소를 설치하면서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이래 현재 호찌민·박닌·타이응우옌 등에서 스마트폰·네트워크 장비·TV·디스플레이·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와 글로벌 에너지 기업 테크닙(TechnipFMC)이 베트남 붕따우 지역에서 건설하고 있는 올레핀 공장 전경. [SK그룹 제공]

최태원 회장도 베트남 시장의 미래 성장성을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현지 법인을 통한 사업 확장과 유망 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 등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 SK동남아투자법인 설립 이후 현지 1위 식음료·유통기업인 마산그룹에 4억7000만 달러(약 6070억원)를 투자해 지분 9.5%를 확보한 바 있다. 베트남의 삼성이라 불리는 빈그룹(10억 달러)을 비롯해 윈커머스(4억1000만 달러), 파마시티(1억 달러), 크라운엑스(3억4000만 달러) 등도 주요 투자 사례로 꼽힌다

SK에코플랜트는 현지 지붕태양광 전문 기업 나미솔라와 지난 2021년 합작법인 ‘새턴솔라에너지’를 설립하고 2025년까지 250㎿ 규모의 지붕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베트남 탄콩그룹의 생산합작법인 HTMV가 난빈성에 설립한 제2공장 전경. [현대차 제공]

정의선 회장은 토요타 등 일본기업이 장악하던 동남아·중동 시장에서 최근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그 중심에 베트남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7년 베트남 탄콩그룹과 베트남 닌빈성에 생산합작법인 ‘HTMV’를 설립한 바 있다. 이후 2년 만인 2019년 토요타를 제치고 1등에 올라선 바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하반기 HTMV 1·2공장에서 4개 차종을 추가로 생산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아이오닉5는 베트남 전기차 시장 공략에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받는다.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공장 전경. [LG전자 제공]

구광모 회장도 회장 취임 이후 베트남 투자 확장에 대한 의지를 이어온 만큼 이번 일정에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현실화할 지 관심을 모은다. LG그룹은 지난 1995년 LG전자가 베트남에 첫 진출한 이후 현재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등이 베트남 내 7개 생산법인을 포함해 총 12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전장 부문의 투자 확대가 주목된다. LG전자는 지난 3월 글로벌 전장사업 강화를 위해 베트남에 운영 중이던 VS R&D센터를 공식 법인으로 승격시켰다.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현재 750여명인 베트남 VS R&D법인의 전장부품 관련 개발인력을 2024년까지 1000명 수준으로 30% 이상 늘릴 계획이다.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부지 전경. [대우건설 제공]

건설업계는 이번 순방을 계기로 본격적인 사업 확대 기회를 모색할 전망이다. 현재 하노이에서 스타레이크 신도시 복합개발사업을 진행 중인 대우건설은 사업 확대를 위해 현지 업체와 업무협약(MOU)를 잇따라 맺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레이크 사업은 여의도 3분의 2 크기인 186만3000㎡ 부지를 ‘한국형 신도시’로 개발하는 초대형 도시개발 프로젝트다.

방산업계 역시 불모지였던 베트남 방산 시장의 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은 중국과 러시아의 무기체계를 갖추고 있어 그동안 한국 기업들에 문턱이 매우 높은 시장에 속했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가 향후 5~7년간 3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군 현대화를 완수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대대적인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KAI)의 경우 한국형 기동헬기인 수리온의 베트남 수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수출의 현실화 여부가 주목을 받는다.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한 양국의 친환경 에너지 사업 확대도 기대된다. GS에너지는 베트남 최대 자산운용사인 비나캐피탈과 3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을 예정이다. 한화에너지도 하이랑 LNG 발전사업과 관련 MOU 체결식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그룹의 행보도 주목된다. 효성은 지난 2007년 호찌민 인근 동나이 지역에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며 진출한 이후, 현재 총 6개의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다. 올해 초에는 조현준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베트남 신사업을 총괄하는 ‘Team VICTORIA(팀 빅토리아)’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베트남 법인과 사업현황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효성 그룹이 베트남에 투입한 누적 투자 금액은 5조원 이상으로 베트남의 외국인 직접 투자(FDI)로는 3위 규모다. 현재 효성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탄소섬유의 생산시설을 베트남에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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