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파리 디지털 비전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파리)=박상현 기자, 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디지털이라고 하는 것은 오늘날 가짜뉴스와 거짓선동으로 우리의 영혼과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며 “디지털에 관한 다양한 규범적 논의를 하는 국제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파리 디지털 비전 포럼’ 마무리 발언에서 “디지털 문화에 있어서도 정직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세계 디지털 질서 정립을 위한 국제기구 설치의 필요성을 담은 ‘파리 이니셔티브’를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은 연결성과 즉시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가 국제적”이라며 “(디지털은) 국가주의와는 결합할 수 없는 국제주의, 자유주의와만 결합할 수 있는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문화와 산업을 더욱 번영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예측 가능한 약속과 규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디지털)의 남용을 방지하고 여기서 생길 수 있는 위험을 국제사회가 함께 규율 할 수 있다면 디지털 문화와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파리 디지털 비전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디지털 규범을 논의하는 국제기구가 일종의 규제로 작용하는 것 아닌가하는 취지의 지적에 대해서는 “규제라는 것이 나쁜 것이냐 좋은 것이냐를 인위적으로 정의하기는 어렵다”며 ‘스위스 치즈’를 예로 들었다.

‘스위스 치즈’를 판매할 때 식품보건당국에서 정한 기준을 충족하는지를 검사하고 이를 상품에 표시함으로써 사람들이 스스로 안전 여부를 점검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식품 산업이 훨씬 발전할 것이라는 논리다.

또 다른 예로는 자동차를 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1900년 초기에 자동차가 개발된 후 자동차의 성능이 점점 좋아지고 이것이 인명사고를 유발하게 되니까 여기에 대해 대책을 세우기 시작했다”며 “어떤 국가는 속도 상한을, 어떤 정부는 브레이크 성능에 대한 규제를 하고, 이것이 책임보험제도와 결합되면서 자동차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고,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파리 디지털 비전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저는 원래 자유시장주의자이고 시장에 불필요한 규제가 가해지는 것을 철폐해야 된다고 주장하지만, 우리가 시장을 공정하게 관리하고 거래비용을 줄이기 위한 시스템도 역시 규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우리 상업의 증진, 공업의 발달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어떤 제도든 간에 정직해야 된다. 거짓이 어떠한 인센티브가 돼서는 절대 안된다”며 “디지털 문화와 산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디지털에서 생길 수 있는 어떤 위험, 또 어떤 남용의 사례(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파리 디지털 비전 포럼에 참석하며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