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른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UPI]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9일 만나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공유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9일 인민대회당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중미 양국이 올바르게 공존할 수 있느냐에 인류의 미래와 운명이 걸려 있다”며 “넓은 지구는 중국과 미국이 각자 발전하고 함께 번영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미중 관계 정상화의 필요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어 시 주석은 “중국 인민은 미국 인민과 마찬가지로 자존심과 자신감이 강한 인민이며 모두 더 나은 삶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면서 “양국 간의 공통 이익을 중시해야 하며 각자의 성공은 서로에게 위협이 아니라 기회”라고 강조했다.

상호 이익을 존중함과 동시에 미국과 충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현재 국제사회는 일반적으로 중미 관계의 현상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양국이 충돌하고 대립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중미 사이에서 한쪽 편을 드는 것을 꺼리고, 중미의 평화 공존과 우호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양국은 역사, 인민, 세계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로 중미 관계를 잘 처리하고 세계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며 혼란스러운 세계에 안정성, 확실성, 건설성을 주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시 주석은 “강대국들의 경쟁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으며, (중국과의 경쟁으로) 미국 자신의 문제와 세계가 직면한 도전을 해결할 수 없다”며 “중국은 미국의 이익을 존중하며,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찬가지로 미국도 중국을 존중해야 하며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며 “어느 쪽도 자신의 뜻대로 상대를 만들어가려 해서는 안 되며, 더욱이 상대방의 정당한 발전 권리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이면서 “중국은 항상 중미 관계가 건전하고 안정되기를 바라며 두 강대국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서로를 존중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며 협력하고 윈윈하는 올바른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19일 진행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회동 모습. 이날 회동은 두 개의 긴 테이블 한쪽에 블링컨 장관 일행, 다른 한쪽에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친강 외교부장 등 중국 측 인사들이 각각 앉은 가운데 시 주석이 상석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상태로 진행됐다. [UPI]

시 주석은 또 미국이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태도로 중국과 함께 노력하며 자신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11월 발리에서 이룬 합의를 행동에 옮김으로써, 중미 관계가 안정되고 좋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보낸 인사를 전하며, 마찬가지로 중국과의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양국이 책임감과 의무감을 갖고 양자 관계를 잘 관리하는 것이 미국과 중국, 나아가 세계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미국 측은 발리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 확정한 논의 일정으로 되돌아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미국은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으며, 중국의 제도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며, 동맹 관계를 강화해 중국에 반대하는 것을 하지 않으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할 의사가 없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은 “중국과의 고위급 교류·원활한 소통을 기대하며, 이견을 책임감 있게 관리·통제하고 대화와 교류·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안부 인사를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언론에 공개한 모두 발언에서 “국가 간의 교류는 상호 존중하고 성의로 대해야 한다”며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중이 “중미 관계 안정화에 긍정적 역할을 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은 두 개의 긴 테이블 한쪽에 블링컨 장관 일행, 다른 한쪽에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친강 외교부장 등 중국 측 인사들이 각각 앉은 가운데 시 주석이 상석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상태로 회동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