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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BS “기형적인 재원 구조 정상화해야”
19일 TV수신료 개정 관련 입장문 발표
현재 상업 재원 70%로 운영…공적기능 후퇴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상업적 재원 70%로 운영되는, 기형적인 EBS 재원 구조를 정상화해야 합니다”

EBS(한국교육방송공사)의 공적 기능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화되어야 할 때다. 사교육비 급증으로 인해 교육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공적 미디어는 EBS뿐이다. 사교육비와 교육격차의 문제는 출생률 제고의 발목을 잡는 또 다른 사회문제로도 연결된다. EBS는 학교교육 뿐만 아니라 평생교육 구현에도 꼭 필요한 매체다.

하지만 EBS의 그런 공적 기능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도 EBS는 전체 예산 중 70% 이상을 광고나 교재 판매 등 상업적 재원으로 자체 충당하고 있는데, TV수신료 분리 징수가 이뤄지면 EBS는 TV수신료 축소가 불을 보듯 뻔하다.

EBS는 현재 전체 TV수신료의 3%, 월 2500원 중 70원, 연간 194억원을 배분받고 있는데, 이 중에서 140억 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절박한 상황을 맞이한 EBS는 19일 ‘TV수신료 시행령 개정과 관련한 EBS 입장문’을 발표했다.

EBS는 “지난 6월 16일 TV수신료 분리 징수와 관련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 예고되었습니다. 현재 사교육비가 사상 최대로 급증하고 코로나 이후 교육 격차가 극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EBS의 공적 기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되어야 할 때입니다. 구조적 문제로 EBS의 재정이 심각한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TV수신료 분리 징수에 따른 TV수신료 축소로 인해 EBS의 공적 역할이 크게 후퇴할 수 있기에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고 입장문 발표의 배경을 밝혔다.

EBS는 “유아부터 노인에 이르는 평생교육 구현과 초·중·고와 대학에 이르는 학교교육을 보완하는 사명을 수행해 온 EBS는, 전체 예산 중 70% 이상을 교재 판매 및 광고 등 상업적 재원으로 충당해야 하는 매우 취약하고 기형적인 재정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상업적 재원을 주된 재원으로 운영되는 방송사임에도 불구하고 EBS는 국내에서 가장 공익적이고 교육적인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습니다”면서 “EBS 수능 강의를 통한 사교육비 절감 효과는 매년 1조 원이 넘는다는 분석입니다. 2021년 한국교육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여러 사교육비 경감 대책 중 가장 효과가 큰 정책 1위(25.7%)가 EBS 수능연계정책이고 2위(14.6%)가 EBS 수능 강의입니다. 여기에 EBS는 개천에서 용이 나게 하는 등용문의 역할도 해왔습니다. 지난 초유의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EBS의 방송과 인터넷, 온라인 클래스는 학교 교육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습니다. 이는, 전체 재원 중 25~30퍼센트를 차지하는 교육 보조금과 방송발전기금, TV수신료 등과 같은 공적 재원만이 아니라 자체사업 수익을 통해 가능했습니다”라고 EBS 역할을 설명했다.

이어 EBS는 “그러나 종이 원자재가 상승과 학생 수 감소 등으로 인해 자체 재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교재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데다 지상파 광고 등 자체 사업 수익이 줄고 있어 EBS는 심각한 재정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작년부터 줄곧 재정 및 경영 혁신을 위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여 원가를 절감하고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있지만 대규모의 구조적인 적자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라면서 “이번에 추진되는 TV수신료의 분리 징수로 TV수신료 총액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EBS의 공적 재원 마련에 대한 대안 없이, EBS의 상업적 재원이 줄고 있는 가운데 공적 재원마저 지금보다 더 감소된다면 EBS의 공적 책무 수행에 막대한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고 고충을 전했다.

EBS는 “EBS는 현재 전체 TV수신료의 3%, 월 2,500원 중 70원, 연간 194억원을 배분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EBS는 TV수신료의 합리적 배분을 위해 국민과 시청자의 의사가 반영된, 객관적인‘TV수신료위원회(가칭)’설치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지만 번번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EBS는 TV수신료 의사 결정 과정에서 줄곧 소외되어 왔습니다. TV수신료를 분리 징수하게 되면 연간 EBS 배분액 194억원 가운데 140억 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렇게 되면 EBS는 더욱 상업적 재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됩니다”고 절박한 상황을 전했다.

EBS는 “작년 국내의 사교육비는 26조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EBS 수능 70% 직접 연계 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되던 2015년엔 한때 연간 사교육비가 17조 원까지 줄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계층 간, 지역 간 교육 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출생률도 0.78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사교육비와 교육격차의 문제가 출생률 제고의 발목을 잡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라면서 “EBS는 극심한 재정 위기와 적자 속에서도 사교육비 경감, 교육격차 해소, 출생률과 독서율 제고, 평생교육 구현을 위해 다양하고도 공익적인 교육 콘텐츠와 서비스를 적극 제공해 오고 있습니다. EBS에 대한 교육적, 사회적 요구는 커지고 있지만 이를 감당할 공적 재원은 물론 상업적 수익도 점점 줄고 있는 실정입니다”고 말했다.

이어 “TV수신료 징수방식 변경과 관련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 과정 속에서 전체 예산의 70% 이상을 상업적 재원으로 운영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EBS의 재원 구조를 정상화해야 합니다. TV수신료는 EBS의 필수재원입니다. 앞으로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인 EBS의 공적 재원 확충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어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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