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성소수자 인권의 달’(프라이드 먼스) 행사에 초청된 트랜스젠더 여성 활동가 로즈 먼토야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왼쪽 사진). 먼토야가 상의를 탈의한 채 가슴을 가린 모습. [로즈 먼토야 틱톡]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성소수자 인권의 달(프라이드 먼스)’ 행사에서 상의를 탈의하고 가슴을 노출한 트랜스젠더 여성 활동가의 행동이 도마에 올랐다. 백악관은 앞으로 이들 일행을 초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간) ABC 등에 따르면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성소수자 프라이드 먼스 행사에서 가슴을 노출한 일행은 앞으로 백악관에 초청받지 못하게 됐다"며 "이들의 행동은 부적절하고 무례하다"고 지적했다.

카린 대변인이 지적한 행사는 지난 10일 백악관 남쪽 잔디밭인 사우스론에서 열린 프라이드 먼스 행사다.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참석한 이 행사는 바이든 행정부의 성소수자(LGBTQI+) 커뮤니티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상징한다. 이날 현장엔 성소수자 가족 등 수백명이 자리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 성소수자와 유색인종을 뜻하는 ‘프로그레스 프라이드 깃발’이 걸려 있다. [로이터=연합]

문제는 행사에 참석한 트랜스젠더 여성인 로즈 먼토야가 일행과 함께 돌연 상의를 탈의하고 행사를 즐기면서 불거졌다. 해당 상황을 촬영해 자신의 틱톡 계정에 업로드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먼토야가 올린 영상은 백악관 사우스론에 자신이 입장하는 모습,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장면, 자신이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함께 찍은 사진 등을 영상으로 묶은 것이다.

문제의 노출 장명는 영상 말미에 등장한다. 먼토야와 일행이 백악관을 배경으로 상의를 벗고 가슴을 부각한 장면이다. 먼토야는 두 손으로 자신의 가슴 일부만을 가린 채 등장하고,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 전환하기 위해 유방절제수술을 받은 일행이 옆에서 상반신을 노출한 모습도 보인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성소수자 인권의 달’(프라이드 먼스) 행사 무대에 오른 모습. [AP=연합]

도넘은 자유분방함에 성 소수자 커뮤니티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먼토야는 이에 맞서 “워싱턴DC에서 토플리스(상의 탈의)를 하는 건 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틱톡 계정을 통헤 “트랜스젠더 여성도 여성이다. 사람들은 여성의 신체를 성적으로 보는 것 같다”며 “내 트랜스젠더 남성 친구들은 수술 흉터를 자랑하며 (파티를) 즐기고 있었고 나도 그들과 함께하고 싶었다”고 반박했다.

먼토야가 참석한 '성 소수자 프라이드 먼스'는 1969년 6월 미국 뉴욕의 스톤월 지역에서 벌어진 성 소수자들의 항쟁을 기리는 날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6월 대도시 등지에서 성 소수자 인권을 옹호하는 여러 행사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