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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꾸로 가는 中, 금리인하 이어 대규모 부양책까지 쏟아낼까 [세모금]
‘제로 코로나’ 정책 페기 이후 6개월이 지났지만, 중국의 경제는 여전히 회복세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잇따른 정책 금리 인하와 함께 경기 반등을 위한 부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중국이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10개월 만에 인하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미미하자 유동성 확대를 통해 경기 반등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소비·투자 심리를 되살리고, 악화일로로 치닫는 부동산 경기를 띄우는 대규모 부양책이 발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팬데믹(대유행) 기간동안 각종 부양책을 쏟아 낸 결과 최근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씨름하고 있는 다른 주요국들의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15일 중국 인민은행은 중기대출금리(MLF)를 기존 2.75%에서 2.65%로 0.1%포인트 인하했다. 인민은행이 MLF 인하에 나선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 13일 단기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와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 금리를 각각 0.1%포인트씩 낮추면서 MLF 금리 역시 조정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 같은 금리 인하는 인민은행이 본격적인 경기 부양에 나선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은 오는 20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역시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LPR은 지난 8월 마지막 인하 이후 9개월째 같은 수치를 유지 중이다.

래리 후 맥쿼리그룹 중화권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하는 앞으로 정부가 정책적 수단을 통해 경제를 지지할 것이란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국들이 긴축 막바지에 들어선 것과 달리 중국이 통화 완화에 나선 것은 그만큼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팬데믹을 거치면서 사실상 고성장 시대의 종언을 알렸다. 2000년대 초중반 두자릿수를 이어갔던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3%까지 떨어졌고, 중국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은 침체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강력한 방역 정책이 완화되면 경제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경기 지표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5월 소매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 4월 기록한 18.4%에 비해 낮고, 로이터와 블룸버그가 예상한 13.6%, 13.7%에도 못 미친다. 또한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5월 산업생산은 전년대비 3.5% 증가하는데 그쳤다. 역시나 지난 직전달 기록한 5.6% 증가보다 둔화한 것이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5월 16~24세 청년칠업률은 20.8%를 기록하며 직전달 기록한 최고치인 20.4%를 넘어섰다. [AFP]

더불어 자본 투자 변화를 나타내는 1~5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대비 4.0% 증가했는데, 이마저도 블룸버그 등이 예상한 4.4%를 밑돈다. 블룸버그는 “약한 기업 신뢰도와 민간 산업의 이익 급감이 민간 투자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지방 정부와 가계 부채가 급증하고 있고, 동시에 국제사회의 대중 규제와 글로벌 수요 침체가 맞물리며 수출까지 둔화세다. 또한 전반적인 실업률 하향 추세에도 불구하고 정작 16~24세 청년 실업률은 5월 기준 20.8%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주톈 중국유럽국제비즈니스스쿨 경제학 교수는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중국 경제가 훨씬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그렇게 되지 않았다”면서 “지난 3년동안의 일은 분명히 소비자들의 사기를 꺾었다”고 말했다.

통화 정책에 이어 경기 부양책까지 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단순히 금리를 낮추는 것만으로는 강력한 제로코로나 정책을 거치며 극도로 위축된 소비·투자 심리를 살리기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달 초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내수 경기 활성화 등을 위한 12가지 이상의 부양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5월 중국의 수출은 전년동기 7.5% 감소하며 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전월(8.5%)과 전망치(-0.4%)를 모두 밑도는 수준이다. [AFP]

팅루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자신감을 갖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고, 체탄 아야 모건스탠리 아시아 수석경제학자는 “하반기에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될 것임이 확실시 된다”면서 “인프라 패키지와 소비자를 위한 세금 보조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을 다시 성장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강력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경제 간 증가하는 격차와 고령화 등 장기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부양책이 아닌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관타오 중국은행 인터내셔널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부채, 비효율로 인한 위기가 더 커지고 있으며, 앞으로 문제가 더 많아지면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도구도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로빈 싱 모건스탠리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올해 말 지방 부채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국가 개혁을 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국의 장기적인 경제 잠재력에 대한 우려는 개혁에 대한 중국 정부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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