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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대반격 와중에 러 ‘자중지란’…정규군이 용병단에 총질
바그너그룹, 러 중령 신문 영상 공개
[유튜브]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우크라이나가 사실상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에 나선 가운데 이에 대항해야 할 러시아 정부군과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간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

술에 취한 한 러시아 장교가 바그너그룹 차량에 총을 쏘고, 이에 격분한 바그너그룹이 해당 장교를 체포하는 등 양측의 긴장 수위가 최고조에 달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바그너그룹은 전날 텔레그램 채널에 한 러시아 군인을 신문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1분 16초 분량의 영상에서 자신을 제72기동소총여단 소속 ‘로만 베네피틴’ 중령이라고 밝힌 이 장교는 “바그너에 대한 개인적 적대감 때문에 술에 취해 바그너 차량에 발포했다”고 인정했다.

영상 속 베네피틴은 바그너그룹에 체포될 당시 구타당해 코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양측의 물리적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지난달 17일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인 바흐무트 인근 세미히리아에서도 소속 용병들과 러시아 정부군 간 소규모 교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바그너그룹 후방에 지뢰를 매설하려던 정규군과 이를 막으려던 바그너그룹 간 충돌이 있었다는 것이다.

바그너그룹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바흐무트 공세를 이끌어왔으나 프리고진은 탄약을 비롯한 러시아군의 지원 부족을 거론하며 수시로 군부를 공개 비난했다.

러시아가 특수부대와 공수부대를 바흐무트에 투입하는 등 작전을 지원해 바흐무트의 80%가량을 점령했을 때도, 프리고진은 계속해 “탄약 보급을 받지 못해 병사들이 무의미하게 목숨을 잃고 있다”며 국방부를 비난했다.

지난달 초엔 급기야 바흐무트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다가 번복하기도 했다.

이후 바그너그룹은 지난달 20일 바흐무트 점령을 최종 선언한 뒤 부대를 후방으로 철수하기로 했다. 그 와중에도 프리고진은 지난 달 31일 성명에서 “국방부 고위 관리들이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을 준비하고 수행하는 과정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실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조사위원회와 검찰청에 보냈다”며 군 당국의 신경을 건드렸다.

ISW는 프리고진이 여론전에서 그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바흐무트에서 철수한 이후에도 러시아 국방부와의 관계를 긴장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장교가 바그너그룹에 발포했다는 주장 역시 ‘러시아 국방부는 전투력이 떨어지고 다소 흉악한 조직’이라는 프리고진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차원이라고 ISW는 덧붙였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들은 양측의 균열을 나타내는 베네피틴 중령의 동영상에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블로거 아나스타시야 카셰바로바는 “바그너그룹과 국방부 모두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모르고 서로가 '영웅'이 되려고 경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직 러시아 장교이자 강경파 군사 전문가인 이고르 기르킨 역시 “베네피틴의 영상은 사건의 경위와 상관없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프리고진이 표면적으로 같은 편 간의 공공연한 전쟁을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SW도 프리고진의 이런 태도가 바그너그룹과 정부군 간 분열을 더 심화시켜 결과적으로는 양측의 전반적인 전투 효율성을 저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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