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이 6일 경기 수원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의 홍명보 감독이 장애인 관람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열악한 경기장 현실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를 상대로 하나원큐 K리그1 2023 17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둔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그라운드 한구석에 임시로 마련된 장애인석을 가리키며 “축구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저런 게 발전이 안 되고 있다”며 “인권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데, 축구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좀 더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경기 전 휠체어를 탄 울산 축구팬은 관중석이 아닌 그라운드 한구석 붉은 띠로 주변을 두른 공간에 덩그러니 홀로 있었다. 다만 이 관중은 경기 시작 전 자리를 옮겨 관중석의 다른 공간에서 경기를 관람했다.
홍 감독은 관중석의 장애인석을 가리키며 “모종의 이유로 이쪽(그라운드)으로 안내했다고 한다”며 “전광판에 가리기도 하고, 축구를 볼 수 있는 각이 전혀 안 나온다”며 탄식했다.
그는 수원FC 측에 옮겨달라고 했는데 전혀 조치가 안 됐다며 “홈, 어웨이를 떠나서 장애인 인권의 문제”라고 혀를 찼다.
수원FC의 홈구장인 수원종합운동장에는 홈 팬을 위한 장애인석은 마련돼있지만 원정 팬을 위한 장애인석은 없다.
수원FC 관계자는 “원정 팬이 원정팀의 유니폼을 입고 응원을 크게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홈 팬과 원정 팬 사이에 마찰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선택)안을 드린다”며 “해당 관중에게 원정팀 유니폼을 벗고 응원을 하지 않으면서 장애인석을 이용할 것인지, 혹은 별도 임시 공간을 이용할 것인지 물은 뒤 관중의 의사에 따라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중의 선택에 따라 그라운드 쪽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한 뒤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해 관중석 중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이 확보되는 다른 구역으로 안내했다”며 “새로 안내한 장소도 정식 장애인석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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