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카니발’·‘스포티지’ 등 RV 모델 실적 견인
20~40대는 기아 , 50~70대는 현대차 선호
현대차 ‘그랜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기아 ‘카니발’, ‘스포티지’, 현대차 ‘아반떼’. [현대차·기아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내수 시장에서 닮은 듯 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양사 모두 올해 들어 전년 대비 판매량 상승 곡선을 그린 가운데 현대차는 세단 부문에서, 기아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부문에서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5월 한 달 동안 내수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8.4% 늘어난 6만8680대를 팔았다. 기아 역시 같은 기간 10.3% 늘어난 5만275대를 판매했다.
양사의 차종별 실적(상용차 제외)을 살펴보면, 먼저 현대차는 판매량 상위 1, 2위 모델이 모두 세단 부문에서 나왔다.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준대형 세단 ‘그랜저’로 모두 1만1581대가 팔렸다. 이어 준중형 세단 ‘아반떼’가 6599대로 뒤를 이었다.
올해 1~5월 누적 판매량에서도 그랜저는 가장 많은 5만1442대를 기록했고, 이어 아반떼가 3만932대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기아는 SUV를 포함한 레저용 차량(RV) 모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기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미니밴 ‘카니발’로 모두 6695대가 판매됐다. 이어 중형 SUV ‘쏘렌토’, 준중형 SUV ‘스포티지’가 각각 6499대, 6185대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1~5월 누적판매량을 살펴보더라도 카니발이 3만2992대, 스포티지 2만9666대, 쏘렌토가 2만9580대를 기록하며 상위 3개 모델 모두 RV 차량으로 집계됐다.
양사는 주요 타킷 고객층 연령대에서도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기준 양사 고객층의 연령대를 비교한 결과 기아는 20~40대가, 현대차는 50~70대가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아는 20~40대 고객이 같은 기간 브랜드 전체 고객(12만3841명)의 과반인 6만9199명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50~70대 고객이 6만6215명으로 전체(11만9992명)의 55%를 차지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에서 실적을 견인하는 모델의 타깃 고객층을 보면 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며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의 경우 세월이 지나면서 소비 연령층이 30대까지 낮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다. 반면, 기아는 젊은 층이 선호하는 준중형 SUV,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40대 가장들이 선호하는 미니밴 분야에서 독보적인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사 모두 연내 상품성 개선 모델과 풀체인지 모델 등 다양한 신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새 모델이 어떤 성적을 거두는지에 따라 시장 구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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