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외곽에서 촬영된 현지 모습[AP]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무장 조직 탈레반이 이슬람 근본주의 질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첫번째 행보는 ‘도덕 경찰’(Morality police) 증원이다.
2일 EFE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 정부는 최근 약 200명의 권선징악부 감찰관 충원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 감찰관은 수도 카불의 22개 지역에 배치될 예정이며 이슬람 율법(샤리아) 집행을 위한 도덕 경찰 노릇을 하게 된다.
권선징악부는 지원자를 대상으로 이미 1차 필기시험을 진행한 상태다. 이슬람 경전 쿠란에 대한 이해 등이 평가 대상이었다.
모함마드 사디크 아키프 권선징악부 대변인은 응시자가 좋은 조언을 하고 사람들을 확신시킬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추가 구두시험을 통해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탈레반은 1차 통치기(1996∼2001년) 때도 권선징악부를 앞세워 음악, TV 등 오락을 금지하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하는 등 공포 통치를 펼쳤다.
탈레반은 2021년 8월 재집권 후에는 여성 인권 존중, 포용적 정부 구성 등 여러 유화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약속은 아직까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오히려 권선징악부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권선징악부는 지난해 놀이공원, 헬스장, 공중목욕탕에 대한 여성 출입을 금지하는 등 여성 활동 제한 수위를 높였다.
또 탈레반 정부는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등교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음에도 지난해 3월 새 학기 첫날 말을 바꿔 이를 막아서기도 했다.
아울러 여성은 남성 보호자 없이는 장거리 여행도 할 수 없게 됐고, 여성에 대해서는 얼굴을 모두 가리는 의상 착용도 의무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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