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개선 위해 출자 조정 추진…에너지 공공기관들 출자회사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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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들이 출자한 회사가 2000개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전은 500개에 육박하면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다른 에너지 공공기관들도 출자회사가 많은 편이었다.
30일 공공기관 경영 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타법인 투자 및 출자 현황이 있는 공공기관(부설기관 포함) 144곳의 지난해 말 출자회사 수는 전년 말 대비 5.5% 증가한 2112개에 달했다. 이는 2018년 이후 최근 5년 중 최대치다.
이는 출자회사 중 자회사에 포함되는 회사와 일반 출자회사를 합한 것으로, 출자회사가 다시 출자한 재출자회사는 제외됐다.
공공기관의 출자회사 수는 2018년 말 1491개에서 2019년 말 1656개, 2020년 말 1826개, 2021년 말 2001개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더 늘었다. 지난해 말 출자회사 수는 4년 전인 2018년 말과 비교해 41.6%(621개)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출자회사가 가장 많은 공공기관은 한국전력공사로 496개였다. 이는 전체 공공기관 출자회사의 23.5%에 달하는 것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89개), 한국산업은행(85개), 주택도시보증공사(83개), 한국해양진흥공사(81개), 중소기업은행(53개), 한국토지주택공사(50개), 한국사학진흥재단(42개), 한국남동발전·한국서부발전(각 41개)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중부발전(40개), 한국동서발전(37개), 한국수력원자력(37개), 한국가스공사(35개), 한국남부발전(33개) 등 다른 에너지 부문 공공기관들도 출자회사가 많은 편이었다.
한전의 지난해 말 출자회사 수는 4년 전인 2018년 말(245개)의 두배 수준이다. 한전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는 출자회사가 496개, 출자금액은 31조원으로 기재돼 있다. 출자 목적별로 보면 경영 참여가 42개, 일반 투자가 34개, 단순 투자가 420개였다.
한전은 지난해 32조6000억원의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 중인데, 관련 방안에 출자 조정 등도 포함돼 있다. 한전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책으로 인건비 감축, 자산 매각과 함께 출자 조정 시기 조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전만의 자회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발전자회사들, 그룹사들의 출자회사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요금을 못 받으면 상대방 회사가 주식으로 대납하는 때가 있는데 이는 지분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도 출자회사로 간주할 수 있어 출자회사 수에는 일부 허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출자금액도 회계상 장부가액으로 실제로 한전이 출자한 금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출자회사에 이익잉여금이 발생하면 자본금이 올라가고 최초 출자금액에 더해지는 구조여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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