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4주 연속 상승하며 40%대에 근접했다. 지지율 상승세가 4주 연속 지속된 것은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이후 이어진 한일 정상 셔틀외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등 연쇄 정상외교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이 해외순방 이후 지지율이 떨어지는 ‘순방 징크스’를 끊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전국 성인 2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39.0%를 기록했다. 지난주보다 2.2%포인트(p) 오른 것으로, 4월 셋째주(32.6%) 이후 꾸준하게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정수행 부정 평가 역시 57.9%를 기록하며 10주만에 50%대로 내려왔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서도 상승세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갤럽이 5월 셋째주(16~18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7%로 나타났다. 4월 넷째주 30%를 기록한 이후 3주째 지지율이 상승한 것이다.
이러한 상승세는 정상외교 성과에 힘입은 것이란 분석이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지난주에 이어 연이은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40%대 안착을 시도하는 흐름”이라며 “한때 지지율을 눌렀던 외교, 안보 분야 이슈가 역으로 설득과 공감대 형성을 통해 국정평가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한국갤럽 역시 석 달째 ‘외교 사안’이 윤 대통령의 긍부정 평가 이유 최상위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번 5월 셋째주 조사에서도 국정수행 긍정평가 이유 1위로 ‘외교(37%)’가 꼽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친교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세션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 |
윤 대통령은 지난달 말 미국 국빈 방문과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담은 ‘워싱턴 선언’을 채택하는 성과를 냈다. ‘워싱턴 선언’에는 한미 양국간 핵협의그룹(NCG)을 새로 창설하고 전략핵잠수함(SSBN)을 포함한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 전개 등의 내용을 담았다.
또, 기존 군사안보 차원에서 머무르던 한미동맹을 첨단기술 동맹으로 진화시켰다. 이를 통해 양국 국가안보실(NSC) 간 ‘한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 출범에 관한 공동 성명’,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협력문서)를 채택하는가 하면, 우주 분야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미 항공우주국(NASA)과 ‘한미 우주 탐사·과학 협력 공동 성명서’에 서명했다.
한미 정상회담 성과는 고스란히 윤 대통령의 취임 1주년 성과로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앞둔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직접 지난 1년 간의 최대 성과로 ‘외교·안보’ 분야를 꼽았다.
윤 대통령은 “제가 대통령직에 취임한 1년 전 이맘때를 생각하면 외교 안보만큼 큰 변화가 이뤄진 분야도 없다”며 한미동맹 실질적 재건, 나토 정상회의 참석, 원전·반도체·공급망 협력 강화와 방위산업(방산) 수출 성과 등을 꼽았다. 또, “지난 1년간 저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정상 세일즈 외교를 폈다”며 대규모 오일머니 투자 유치를 성과로 들었다.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가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하고 있다. [연합] |
이달 초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복원된 것도 외교안보 분야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방일에 이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한국을 방문해 윤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일 셔틀외교가 부활한 것은 12년 만의 일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지난 19일부터 2박3일간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렸던 G7 정상회의에 참관국(옵서버) 정상 자격으로 참석해 G7 국가들과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 국가 모두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17일 G7에 앞서 방한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21일 G7 직후 한국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22일 방한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과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포함하면, 6일 동안 12번의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한 것이다.
여기에 윤 대통령은 2주만에 기시다 총리와 만나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찾아 참배하고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가 하면,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총리와 ‘스탠딩 회동’을 통해 한미일 3국간 공조를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G7 의장국인 일본 초청에 따른 참관국(옵서버) 자격으로 G7 정상회의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마크 브라운 쿡 제도 총리, 윤석열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아잘리 아수마니 코모로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뒷줄 왼쪽부터 마티아스 코먼 OECD 사무총장,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 총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 [연합] |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YTN 더뉴스’ 인터뷰에서 “(G7 정상회의 무대에서) 윤 대통령의 국제적 인기가 상당히 좋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며 “예전과 다르게 G7 주요 정상국이나 참석국들이 우리 대통령만 보면 자꾸 얘기를 하고 싶어 하고, 미국 대통령도 다른 분하고 얘기하다가 달려와서 얘기하고 하니까 무게감이 전해지는지 우리나라와 자꾸 얘기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일관계의 진전에 따라서 초청국인 일본을 중심으로 한일관계, 한미일 관계에 대해 상당히 많을 관심을 보였다”며 “우리의 목소리, 국제무대에서 앞으로 (우리나라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안고 온 것이 (G7 정상회의)의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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