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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름도 생소한 ‘이 음식’…식당도 아닌 병원에서 왜 나와?
할랄식으로 제공되는 바바가누쉬(왼쪽에서 두 번째). [고대안암병원 제공]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해산물 스튜, 바바가누쉬, 풀메담스 등.”

이름도 생소한 음식들이 병원 식단에 등장했다. 국내 대형병원들이 아랍 환자들을 위해 준비한 ‘할랄푸드’다. 할랄푸드란 이슬람교도들이 소비할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말한다. 이슬람교도들은 돼지 등 이슬람교 율법 의식에 따라 도살되지 않은 모든 동물과 술을 먹지 않는다.

국내 내로라하는 병원들이 까다로운 이들의 ‘입맛’을 정조준한 이유는 외국인 환자 유치에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급감했던 외국인 환자들의 입국이 다시 늘어나면서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다. 특히 중동 환자들의 경우 국내에서 쓰고 가는 돈이 만만찮기 때문에 각 병원별로 유치 경쟁이 뜨겁다.

할랄식으로 제공되는 풀메담스 [고대안암병원 제공]
할랄식으로 제공되는 생선채소오븐구이 [고대안암병원 제공]
할랄식으로 제공되는 생선튀김 [고대안암병원 제공]

업계에 따르면 고대안암병원은 최근 병원 영양팀과 국제진료센터가 협력해 중동 환자들을 위한 할랄푸드 시식회를 개최했다. 메뉴는 생선 채소 오븐구이, 해산물 스튜, 바바가누쉬, 풀메담스 등이다.

비단 고대안암병원 뿐만 아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BIG5 병원들도 할랄푸드를 제공 중이다.

대형병원들이 중동 환자들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감했던 해외 환자들이 회복세에 들어선 것과 궤를 함께 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진흥원)의 외국인 환자 유치 현황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인 2019년 49만7464명이던 환자 수는 이후 2020년 11만7069명, 2021년 14만5842명, 지난해 24만8110명 등으로 회복세에 있다.

같은 기간 중동 환자 수는 2019년 8963명, 2020년 1949명, 2021년 2258명, 지난해 3458명 등으로 나타났다.

시식회에 참여한 한 중동인이 메뉴를 살펴 보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제공]

업계에서는 단순히 전체 외국인 환자 비중만으로 중동을 재단할 수 없다고 말한다. 중동의 경우 정부 복지 차원에서 자국에서 해결할 수 없는 환자를 한국 등에 ‘국비’로 송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중동 환자의 경우 ▷중증환자이다 보니 체류 기간이 길고 ▷이식 등 수술로 진료비가 많이 발생하며 ▷가족 동반 입국으로 파생되는 경제효과도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17년 기준 중동 입원환자의 평균 입원기간은 ‘20.6일’로 전체 입원환자의 평균 입원기간인 9.8일보다 10.8일 더 길다. 중증도를 알 수 있는 지표인 상급종합병원 이용 비율은 전체 외국인 환자 중 ‘61.2%’이고, 1인당 평균 진료비는 ‘610만원’에 달한다.

진흥원 관계자는 “중동은 자국민 복지 혜택으로 그 나라에서 해결되지 않는 질환을 위해 한국 등에 보내고, 치료가 끝난 후 의료비도 지원한다”며 “이런 국비 환자의 경우 진료비는 물론 가족의 동반 입국으로 비 의료서비스 등에서 파생되는 경제효과도 적잖다”고 말했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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