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유혜림 기자] SG(소시에테제네랄) 증권발(發) 무더기 주가 폭락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주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전격 사퇴를 결정했지만 논란은 좀처럼 진정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 전 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도 매도 과정에는 위법 요인이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매도 전 주가 조작과 관련한 사전 인지 의구심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가 일반 개인투자자들이라는 점에서 리테일(소매)을 중심으로 성장, 국내 1위 점유율을 기록 중인 키움증권의 아성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주가조작 수사 대상자로 출국금지된 A씨는 한 투자자와 만난 자리에서 키움 사내 체육대회에서 김 전 회장의 아들과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김 전 회장의 사위와 키움그룹 입사 동기란 점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키움그룹 측은 “김 전 회장 아들과 사위는 A씨를 전혀 모르고, 김 회장의 사위 또한 키움 소속이 아니다”고 부인하고 있다.
아울러 주가 폭락 전 주식 대량 매도를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에는 아직도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과거 다우데이타 주식 매입 과정에서는 불법 소지가 없는지도 새로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22년 6월부터 9월 사이 다우데이타 주식 3만4855주를 주당 평균 1만513원에 매입했다. 그러다 그의 매입 직후인 10월부터 주가가 급등하면서 5만원 안팎을 유지했다. 지난 4일 기자회견장에서 김 전 회장은 주가조작 수사 대상자인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와의 관계, 과거 매매 시점에 대한 논란 등을 묻는 질문에도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답변을 회피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키움증권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도 포착된다. 개인 투자자 B(45) 씨는 “그동안 주식을 거래할 때 사용하던 키움증권 모마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부터 지워버렸다”고 말했고, 경기도 소재 한 대기업에 다니는 C(37) 씨는 “키움 계좌에 있던 걸 다른 증권사로 다 옮겨버렸다”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에 키움증권은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키움증권은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에 가장 특화된 증권사로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제출한 작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국내주식 시장점유율(누적)은 19.6%다. 2020년(21.68%), 2021년(21.56%)에 비해 매해 규모가 축소됐지만, 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삼성·KB 등 일명 ‘빅(BIG) 5’ 증권사들의 점유율이 8~10%라는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이보다 두 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해외주식 시장점유율의 경우 이보다 더 높은 35.4%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일을 통해서 키움증권이 국내 증시 점유율 1위 자리가 흔들릴 정도의 타격을 입진 않을 것이라고는 본다”면서도 “사실 관계를 떠나서 이미지에 입은 상처는 휩게 회복되기 힘들 수 있다는 점이 키움증권에겐 큰 고민거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키움증권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키움증권이 CFD(차액결제거래) 반대매매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알았을 가능성이 중점 다뤄질 전망이다. 여기에 CFD 관련 개인 전문투자자 여건과 규정 준수 여부, 고객 주문 정보의 이용, 내부 임직원의 연루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