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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세계 4만3000명 시선 한국으로…일생 단 한 번뿐인 잼버리 “나도 갈래요”
새만금의 잼버리 영지 내 주방시설과 텐트를 설치한 모습[도현정 기자]

[헤럴드경제(부안)=도현정 기자]“전세계 친구들을 볼 수 있는 자리라 기대됩니다.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사귀고 싶어요.”(부안고등학교 1학년 안예성 군)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면 더 많은 언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되요.”(부안 낭주중학교 3학년 김하랑 양)

코로나19로 단절됐던 세계 최대의 청소년 축제가 ‘K-컬처’의 지원까지 받으며 다가오고 있다. 전세계를 홀린 ‘생존왕’ 베어 그릴스(본명 에드워드 마이클 그릴스), 스카우트 행사라면 빠지지 않는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 등도 참여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치르게 될 새만금의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주최하는 국제 행사로, 4년마다 열린다. 세계 최대의 청소년 축제인 만큼 유치전도 치열하다. 한국은 폴란드와의 격전 끝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유치했고, 오는 8월 1일부터 12일까지 잔치를 열 예정이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27일 부안의 세계잼버리조직위원회 컨퍼런스룸에서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준비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여성가족부 제공]

세계 최대의 청소년 축제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총력 지원이 동원되고 있다. 새만금 세계잼버리 조직위원회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27일 전북 부안에 마련된 세계잼버리조직위 컨퍼런스룸에서 준비상황 브리핑을 갖기도 했다. 새만금에 마련될 잼버리 시설은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과 화장실, 샤워장 등 상부시설, 전력·통신 시설 등이 있다. 참가자들이 모두 모이는 대집회장과 수상활동을 진행할 직소천 과정활동장, 지원시설로 사용할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 등도 마련하게 된다. 김 장관은 “기반시설은 현재 공정률 75%로 다음달 완공될 예정이며, 이어 상부시설과 전력·통신시설은 6월에 완공될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집회장, 직소천 과정활동장,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도 모두 5~6월 중에 완공하고, 8월 잼버리 행사에 차질없이 운영되게 할 계획”이라 강조했다.

고대웅 잼버리 조직위 행사지원본부장이 잼버리 영지 내에 마련될 여러 시설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여성가족부 제공]

잼버리 기간 동안 참가하는 스카우트들은 영내, 영외, 지역사회 연계활동 등 총 3종류의 활동을 체험하게 된다. 영지 내 프로그램은 총 45종인데, 화랑의 무예와 예절을 배우고 잼버리 개척물을 만드는 것부터, VR·AR 체험 등 첨단 과학을 경험할 수 있는 것까지 폭넓게 체험하도록 했다. 영지 밖에서는 전북 14개 시군과 연계해 한국의 자연과 전통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 익산의 왕궁리유적이나 전주 한옥마을, 임실의 안전체험센터, 국립공원인 고사포 해수욕장 등을 오가며 여러 체험을 하게 할 예정이다.

잼버리 영지 내에 마련될 텐트의 모습[여성가족부 제공]

정부는 참가자들이 불편없이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폭염, 폭우, 해충 등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강조했다. 김 장관은 “폭염에 대비해 부안군 내에 폭염대피소 7개소를 지정 완료했고, 자연재해에 대비해 5만명 이상 수용 가능한 실내구호소 341개소를 지정했다”며 “영지 내에는 7.4km 길이의 덩굴터널을 조성할 예정이고, 잼버리 기간 중 기상특보에 맞춰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라 전했다. 정부는 오는 7월까지 잼버리 영지 주변 배수로 정비 등으로 해충 발생을 예방하고, 잼버리 기간 중에는 매일 1회 방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공식 마스코트 ‘새버미’가 잼버리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도현정 기자]

이번 잼버리는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이후 처음 치러지는 대회다. 한국으로서는 1991년 강원 고성의 제17회 대회 이후 32년만에 개최하는 두번째 대회다. 32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한국의 위상이나 한국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크게 달라졌다.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정서용 특별활동프로그램 팀장은 “고성 대회 당시만 해도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굉장히 낮았지만 지금은 한국을 이민 오고 싶은 나라로 꼽기도 하고, K-팝이나 K-컬처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성공적인 대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는 기대를 전했다.

올해 대회 참가자는 4만3000명. 이 중 지도자나 서비스팀 등을 제외한 청소년 참가자들은 3만명 정도다. 잼버리는 만 14세부터 17세까지의 청소년 중 스카우트 활동을 2년 이상 한 이들만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대회가 4년에 한 번씩 열리니 스카우트로서는 일생에 단 한 번 참가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 치러지는 대회,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은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다보니 참가 경쟁도 치열했다. 연맹의 지원 규모로 인해 참가 인원이 제한된 나라에서는 추첨이나 면접 등으로 참가자를 추리기도 했다. 이항복 잼버리운영팀위원장은 “베어 그릴스도 자비를 들여가며 8월 2일 개영식에 오고, 91년 고성 대회에서 직접 텐트를 치고 야영했던 구스타프 스웨덴 국왕도 이번에 다시 와 대원들을 격려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참가자들의 뜨거운 열기에 비하면 국내 참가자는 3000명으로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스카우트 활동이 대입에 반영이 안되는 것으로 바뀌면서 열의가 다소 꺾였다. 김 장관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청소년들의 활동이 많이 침체됐는데 학교 교육과 연계해서 활성화하는 방안을 만들려고 한다”고 전했다. 운영위는 국내 참가자에 한해 이달 말까지로 신청 기한을 연장했다. 정식 참가할 수 없는 스카우트나 일반 관광객들을 위해 8월 3일부터 5일, 7일부터 10일까지는 일일방문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일일방문객들은 30여개국의 푸드 하우스와 전시관, 문화체험관, 종교관 등을 살펴보며 다양한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운영위는 5만명까지 일일방문객으로 유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북 부안군 잼버리 영지 내에 설치된 시범 분단 시설[여성가족부 제공]

잼버리가 열리는 곳은 면적으로 보면 정부청사의 60배 상당의 규모다. 아직 곳곳에 조성중인 덩굴터널 몇 곳이 보일 뿐, 무성한 풀만 눈에 띄는 새만금이 오는 8월이면 스카우트 대원들이 꿈을 키우는 텐트로 가득 채워질 예정이다. 이항복 위원장은 “직접 여행한다면 평생 다녀도 170개국을 못 갈 텐데, 잼버리에서는 170개국에서 모인 사람들의 언어와 종교,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며 “청소년들이 전세계를 보고 배우는 기회가 될 것”이라 자신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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