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의 사외이사 추천 시도가 이번에도 실패로 돌아갔다. 노조 측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노조 추천 또는 우리사주조합 추천 등의 형태로 다섯 차례에 걸쳐 사외이사 후보를 내세웠었다.
KB금융지주는 24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KB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총을 개최했다. 주총안 중 7가지는 모두 원안 승인이 됐으나, 노조가 추천한 정관개정 및 사외이사 선임건은 나란히 부결됐다.
이날 ▷2022 회계연도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안)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사외이사 5명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퇴직금규정 제정 승인의 건▷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정관 일부 개정의 건(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등에 의한 주주제안) ▷사외이사 선임의 건(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등에 의한 주주제안) 등이 안건으로 논의됐다.
앞서 KB금융 노조는 지난달 30일 KB금융그룹 이사회 사무국에 임경종 전 수은인니금융(PT KOEXIM MANDIRI FINANCE)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와 위임장을 제출했었다.
노조가 주주제안 형태로 발의한 소취 '관치금융' '낙하산 방지안'도 부결됐다. 노조 측은 '최근 5년 이내 행정부 등에서 상시 종사한 기간이 1년 이상인 자는 3년 동안 대표이사(회장) 선임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 측 두 안건이 모두 한자릿 수 찬성률을 기록하는데 그쳐 결국 부결됐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주주는 "노조 측의 제안에 마음으로는 공감하지만, 정관상 (외부인사 유입 내용을) 막는다고 낙하산, 관치금융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싶다"며 "자승자박이 될 수 있어 반대의견을 표한다"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이에 대해 "노조가 진정으로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위해 사외이사 추천을 한 건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부코핀의 경우 코로나19를 예상못해 부실이 확대된 측면도 있으나, 임직원이 정상화를 노력 중"이라며 "5년 정도 정상화까지 걸릴 것으로 그간 주총에서 이야기를 해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사 퇴직금 규정 제정안은 무난히 주주총회 문턱을 넘었다. KB금융은 지난해 12월 금감원의 개선권고에 의해 규정을 명확히하기 위해 이를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기존 이사 보수 규정인 '퇴직금을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지급할 수 있다'에서 '퇴임 당시 기본급의 12분의 1에 근속기간에 따른 기준지급률을 곱한 금액을 지급한다'로 규정을 신설했다. 이 안에는 '재임 시 특별한 공로가 있는 이사는 별도로 주총에서 결의한 금액을 가산해 지급할 수 있다'는 조항도 담겨있는 터라 윤종규 회장의 임기 마지막해를 고려해 추진한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왔었다.
앞서 하나금융지주는 주주총회를 통해 김정태 전 회장 퇴직에 맞춰 특별 공로금을 책정, 김 전 회장은 퇴직 당시에만 총 48억원을 수령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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