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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IB 승부수’ 한투證, 美 사모대출 시장 진출
지난해 정일문(오른쪽)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론 크루셥스키 스피털 회장과 합작사 설립을 위한 계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제공]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미국의 고강도 긴축정책이 지속되며 국내 증권사들의 성장세가 정체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해외사업 확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22일 한투증권에 따르면 최근 미국 금융회사 ‘스티펄 파이낸셜(Stifel Financial Corp.·이하 스티펄)과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세계 금융 중심지의 사모대출 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갖췄다.

합작사 ‘SF 크레딧파트너스’는 올해 출범해 미국 현지에서 인수금융 및 사모대출(PD·Private Debt) 비즈니스에 주력할 계획이다. 급성장한 글로벌 기업대출 시장을 겨냥하는 한편, 세계 금융의 중심지에서 기업금융(IB) 역량과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대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SF 크레딧파트너스의 주요 사업 영역은 미들마켓 론(Middle Market Loan·중견 ·중소기업 직접 대출)이다. 비은행 금융사에서 투자금을 모아 리파이낸싱이나 인수·합병(M&A), 회사 운영 등에 필요한 자금을 기업에 대출 형식으로 조달한다. 이는 도드-프랭크법, 볼커룰 등으로 글로벌 대형 은행들의 직접 참여가 제한된 틈새시장이기도 하다.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크게 성장했는데, 은행이 기업대출을 축소하면서 사모대출을 통한 기업의 자본조달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대출펀드의 운용자산 규모는 2010년 이후 10년 간 연평균 성장률 9.2%를 기록했다.

한투증권은 합작사 설립을 계기로 스티펄과 사업부문별 전략적 제휴도 체결했다. 신규 사업을 공동발굴하고 인력 및 상품 교류를 확대하는 등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양사의 금융 역량과 전문성을 적극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스티펄은 1890년에 설립된 미국의 종합금융회사다. 증권사·은행·자산운용사 등 여러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산관리(WM)와 IB, 리서치 등에서 꾸준히 업계 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정일문 사장은 “스티펄은 미국 시장 진출에 필요한 최적의 파트너”라면서 “캐피탈 마켓, 리서치, 세일즈&트레이딩, 자산관리 등 여러 사업부문에서 협업 및 인력 교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투증권은 지난 수년간 글로벌 IB시장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미국시장 진출은 재작년 뉴욕에 IB전담 법인(KIS US)을 설립하면서 본격화했다. 이 신생 법인은 국내 IB부문과의 시너지 제고는 물론,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딜 소싱과 실사까지 전담하는 핵심 거점 역할을 맡고 있다.

성과도 톡톡히 내고 있다. 문을 연 지 채 1년이 안된 시점에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락우드캐피탈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프로퍼티가 소유한 665뉴욕애비뉴 빌딩의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5000만 달러의 인수금융 딜을 도맡아 주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역량을 입증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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