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의 부진 끝에 끝내기 결승2루타를 터뜨린 무라카미(가운데 두손 든 선수)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포효하고 있다.[AFP] |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1할에 허덕이는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홈런왕 무라카미가 9회말 역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침몰위기의 일본을 건져냈다.
일본이 난적 멕시코에 역전승을 거두고 14년 만에 WBC 결승에 올라 미국과 우승을 다투게 됐다.
일본은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준결승전에서 4-5로 패색이 짙던 9회말 무사 1,2루에서 무라카미의 끝내기 중월 2타점 2루타가 작렬하며 6-5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일본을 결승으로 이끈 무라카미. [AFP] |
사상 처음 4강에 오른 멕시코는 조별리그에서 미국을 꺾은데 이어 우승후보 일본까지 잡을 뻔 했지만 불펜이 이를 지키지 못하며 분루를 삼켰다.
일본은 대회방식 논란이 거셌던 2006년 1회 대회와, 2009년 2회 대회 2연패를 이뤘으나, 2013년과 2017년 준결승에서 탈락했다가 14년만에 다시 결승무대에 올랐다.
이번 대회 역시 WBC 조직위가 준결승에서 미국과 일본이 맞붙게 되자 결승행 자신이 없었던 미국의 상대를 쿠바로 바꾸는 등 메이저리그와 미국을 위한 편법논란이 제기됐다. 결국 그들이 원한대로 미국과 일본이 결승에 올라 흥행면에서는 최고의 카드를 성사시켰다.
멕시코는 일본이 자랑하는 선발투수 사사키 로키를 상대로 유리아스가 4회 3점포를 터뜨리며 앞서 나갔고, 7회 요시다의 3점포가 나오며 동점이 됐지만 8회 버두고의 2루타와 파레디스의 적시타를 묶어 다시 5-3으로 리드를 잡았다. 8회 일본이 1점을 따라갔지만 5-4로 앞선 멕시코로서는 9회말 일본의 공격만 막아내면 대망의 결승행이 이뤄지는 상황이었다.
멕시코의 파레데스가 패배가 확정된 후 환호하는 일본팀을 뒤로한 채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AFP] |
그러나 일본의 전력은 만만치 않았고, 멕시코의 불안한 불펜은 결국 드라마를 합작했다.
9회말 선두타자 오타니 쇼헤이가 가예고스의 초구를 2루타로 만들어내며 분위기를 흔들었다. 이어 동점 스리런의 주인공 요시다가 볼넷을 얻어 무사 1,2루가 됐다.
타석에는 지난해 56홈런으로 일본프로야구 홈런왕에 오른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들어섰다. 이날 무네타카는 앞선 4타석에서 삼진만 3개를 당하는 등 이번 대회 통산 21타수 4안타, 삼진 11개를 기록할만큼 전혀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한방을 터뜨려줬다. 무라카미는 볼카운트 1-1에서 한복판 직구를 통타, 중견수의 머리 위로 훌쩍 넘어가는 2루타를 날렸고,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으며 승부는 6-5 일본의 역전승으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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