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을 두고 여야의 갈등이 첨예해 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방일 결과에 대해 ‘대승적 결단’이라고 엄호하면서 야당을 향해선 영원한 반일에만 매달릴 것이냐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방일을 ‘굴욕외교’라 규정하고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의 ‘식민지 컴플렉스를 벗자’는 지적에 대해선 ‘일본의 환대만 반기는 것이야 말로 식민지 컴플렉스’라고 맞받았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1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그들에겐 영원한 반일이 필요하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회의실 백보드에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지 말라’는 문구를 새기고 연일 한일정상회담 결과를 빌미로 왜곡과 가짜뉴스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심지어 민주당 최고위원은 ‘용산총독’이라는 막말까지 써가며 외교 성과를 폄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 의장은 이어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초석이 될 외교성과에는 눈 감고, 누가 더 망발을 하는지 경쟁하고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용산 총독’이라고 깎아내리는 추태는 국민과 국가에 대한 모독”이라며 “국익엔 관심 없고 권력에 눈이 멀어 품격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민주당의 모습이 참 부끄럽다. 민주당, 그들에겐 영원한 반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 “우리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 강한 일본과 우리가 관계를 절연하고 살 수가 없다. 지금 국산화를 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일본은 소부장 면에서 우리보다 많은 강점을 갖고 있는 나라다. 일본과 우리가 이렇게 악화된 관계를 계속 가져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풀어야 되는 것은 우리의 숙제다. 그래서 이번에 대통령께서는 사실은 지지율이 좀 하락이 되더라도 이 문제는 누군가는 또 언젠가는 풀어야 할 숙제다라고 해서 이번에 ‘대승적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지난 문재인 정부 때도 문희상 의장께서 안을 내셨거든요. 유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진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은 한일관계에 대해 죽창가를 부르면서 반일 선동을 할 때는 정말 정상적으로 사고를 하는 당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실망스럽다”며 “지금 민주당이나 이재명 대표의 논리라면 외색문화를 개방한 김대중 대통령은 친일파나 매국노가 돼버린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가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임세준 기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식민지 컴플렉스에서 벗어나라’ 정진석 의원의 발언이다. 학폭 가해자는 정작 반성도 사과도 없는데 피해자에게 모두 잊으라고 강요하는것과 다를 바 없다”며 “한일 굴욕회담에 대한 비판을 입막음하겠다고 식민지 컴플렉스 운운하며 어깃장을 놓다니 과연 조선은 안에서 썩어 망했고 일본은 조선 왕조와 전쟁을 한 적 없다던 정 의원의 말은 진심이었나 보다”고 비꼬았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치욕적 조공과 굴욕외교로 일본의 환대만, 친교만 얻으면 그만이라는 윤석열 정권의 당견이야말로 완벽한 식민지 컴플렉스”라며 “김태효 1차장은 3자 변제안 협의하는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한국 국내 정치 괜찮겠냐’, ‘우리로서는 학수고대하던 해법이다’고 언급한점을 밝혔다. 일본 정부마저 우리를 걱정할 수준의 퍼주기 외교였음을 자인한 셈”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익은 물론 국민 뜻을 역행하는 굴욕외교를 추진해놓고서 성과라고 자화자찬하는 모습까지 제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윤석열 대통령, 박진 외교부 장관, 김성한 안보실장, 김태효 1차장, 정진석을 일컬어 ‘신을사오적’이라 비판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신을사조약에 버금가는 대일굴욕외교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민주당은 국정조사 추진을 본격 검토하겠다”고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