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38개국 중 하위권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거리 일대에서 직장인들이 거리를 지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한국인들이 스스로 매긴 주관적 행복도 점수의 평균은 10점 만점에 5.951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대상 137개국 중 57위다.
특히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끝에서 4번째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파리·뉴욕·쿠알라룸푸르에 사무소를 둔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는 유엔이 정한 ‘국제 행복의 날’인 20일 ‘세계행복보고서’(WHR)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갤럽세계여론조사(GWP)가 매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실시하는 주관적 안녕(SWB)에 관한 연례 설문조사 데이터를 분석해 내놓는 것으로, 조사 직전 3년치 데이터를 반영해 점수와 순위가 산출된다.
올해 보고서에는 2020~2022년 설문조사 자료가 이용됐다.
이 보고서는 행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사회적 지원, 기대 건강수명, 부정부패 지수 등을 들고 점수와의 연관성을 사후적으로 분석하지만, 점수 자체는 이런 요인들과 무관하게 오로지 설문조사 응답 데이터만 이용해 계산한다.
2012년부터 매년 발간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대체로 평균점 6점 안팎으로 약 150개국 중 40~60위권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2021년 보고서에서는 5.845점으로 149개국 중 62위, 2022년 보고서에서는 5.935점으로 146개국 중 59위였다.
올해 보고서 기준으로 OECD 정회원국 38개국 중에서 한국보다 행복도 점수가 낮은 곳은 그리스(5.931점, 58위), 콜롬비아(5.630점, 72위), 튀르키예(4.614, 106위) 등 3곳뿐이었다.
행복도 1위는 핀란드(7.804점)로, 6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10위권 내에는 북유럽 국가들이 많았다. 덴마크(7.586점), 아이슬란드(7.530점), 이스라엘(7.473점), 네덜란드(7.403점), 스웨덴(7.395점), 노르웨이(7.315점), 스위스(7.240점), 룩셈부르크(7.228점), 뉴질랜드(7.123점)가 2~10위를 차지했다.
이어 11~20위에는 오스트리아(7.097점), 호주(7.095점), 캐나다(6.961점), 아일랜드(6.911점), 미국(6.894점), 독일(6.892점), 벨기에(6.859점), 체코(6.845점), 영국(6.796점), 리투아니아(6.763점)가 포함됐다. 프랑스(6.661점)는 21위였다.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6.587점, 25위), 아랍에미리트(6.571점), 대만(6.535점)이 25~27위로 가장 순위가 높았다. 사우디아라비아(6.463점, 30위), 바레인(6.173점, 42위), 카자흐스탄(6.144점, 44위), 일본(6.129점, 47위), 우즈베키스탄(6.014점, 54위), 말레이시아(6.012점, 55위)도 한국보다 높았다.
몽골(5.840점, 61위), 중국(5.818점, 64위), 인도(4.036점, 126위) 등은 한국보다 낮았다.
올해 보고서에 수록된 137개국 중 행복도 점수가 가장 낮은 나라는 아프가니스탄(1.859점)이었다. 하위권은 거의 모두 저개발 국가들이었다.
작년부터 전쟁 중인 러시아는 5.661점으로 70위, 우크라이나는 5.071점으로 92위였다. 이는 올해 보고서에 실린 2020~2022년 3년치 데이터에 따른 것이다.
세부적으로 2021년과 2022년에 실시된 설문조사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침략국인 러시아 국민들의 행복도는 이 기간에 올랐고, 침략을 당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행복도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초 러시아 침공에 따른 우크라이나인들의 행복도 감소 폭은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사태 당시보다는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그 이유로 “공통의 목적, 온정, 그리고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2014년보다 2022년에 더 컸다는 점을 꼽았다.
코로나19 사태 전과 후를 비교해 보면 세계 전체로 볼 때 낯선 이에게 온정을 베풀거나 기부금을 내거나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등 ‘선행’을 하는 인구의 비율이 상당히 높아졌다.
특히 2021년과 2022년을 비교해 보면 우크라이나에서는 기부금 쾌척이나 낯선 이를 돕는 등 선행을 한 인구의 비율이 크게 올라 각각 70%를 넘어섰다. 러시아에서는 이와 반대로 ‘선행’을 한 인구의 비율이 상당히 감소했다.
보고서는 코로나 사태 전인 2017~2019년과 코로나 사태 기간인 2020~2022년을 비교해 보면 세계 전체의 행복도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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