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6~17일 첫 방일을 확정하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윤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과거보다 진전된 한일 공동선언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1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오는 14일 오후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한 사전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방일 기간 동안 한일 정상회담을 한 후 기시다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보인다. NHK 등 일본 언론 보도에서도 양국 정상이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또한 오는 17일에는 양국 기업인들이 만나는 ‘비즈니스 서밋 라운드 테이블(간담회)’도 예정돼있다. 재계 등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과 일본 기업단체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은 현재 이러한 일정을 조율 중이며,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경제인들이 참석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참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은 현재 전경련을 탈퇴한 상태로, 전경련은 이들 그룹에 별도 참석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일 기간 중 주목되는 부분은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 선언’의 발표 여부다. 현재 한일 양국이 12년 만에 공동 기자회견을 할 것이란 관측과 함께 1998년 ‘김대중-오부치 한일 파트너십 선언’ 이후 경제·안보적으로 더 발전된 ‘신협력 공동선언’이 나올 것이란 전망에도 무게가 실린다.
다만, 실제 행동계획(액션 플랜)까지 함께 나오는 문서 형태의 ‘공동선언문’이 이번 방일 기간 중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12년 만의 셔틀 외교 복원’이란 방일 성과 가능성에 오히려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액션 플랜과 선언문은 붙어 있는 것”이라며 “(물리적인 시간상) 바로 선언이 나오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물리적으로 어려운 것”이라며 “(양국 정상의 교류는) 이게 마무리가 아니라 이제 시작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나는 것 자체가 성과”라며 “(양 정상이) 앞으로 더 자주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일단 준비 기간이 짧아서 공동선언까지 나오기는 어려울 거라고 본다”며 “이번에는 어디까지나 만나는 데 의의가 있어서, ‘셔틀 외교’ 복원 차원이란 부분에 있어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 위원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 나올 때도 8개월을 준비했다”며 “오히려 이번에 정상 간의 어떤 셔틀 외교 복원 차원에서 이야기를 튼 다음, 좀 더 준비를 해서 다음에는 기시다 총리가 올 테니 그때 뭔가 조금 더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