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K-반도체·어머니는 K팝” SK하이닉스 기획 학술대회서 나온 훈훈한 사연
[SK하이닉스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지난 10일 막을 내린 글로벌 반도체 학술대회 ‘IEEE EDTM 2023’에서 한국 대표 산업인 K-반도체와 K-컬처의 컬래버레이션이 성사됐다. 특히, 이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에서 온 어머니와 아들의 사연이 전해져 훈훈함을 사고 있다.

‘IEEE EDTM 2023’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한국 개최는 이번이 처음으로, SK하이닉스와 한국나노기술협회가 공동 주관했다.

운영위원회는 글로벌 참석자들을 위해 한국의 대표 산업인 K-반도체와 K팝의 콜라보를 기획했다. 지난 9일 뱅큇(Banquet) 식전 행사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 댄스 크루 ‘절크 패밀리’와 걸그룹 ‘오마이걸’을 섭외, K-컬쳐 공연을 마련했다. 공연은 등록한 학생 모두 입장해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IEEE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IEEE EDTM 2023’ 클로징 행사에서 운영위는 미국에서 온 홀 멜린다 하디(Hol. Melinda Hardy)에게 오마이걸 기념품을 선물로 증정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반도체와 전혀 무관한 멜린다 하디가 선물을 받게 된 사연은 이렇다. 미국 노던 아리조나 대학에 다니는 존 하디(John Hardy)라는 학생은 논문이 인정돼 이번 컨퍼런스에 참여하게 됐다. 존은 컨퍼런스 기간 중 오마이걸의 공연이 예정돼있다는 것을 알고, 평소 K-팝을 좋아하는 어머니를 모시고 왔다. 멜린다는 오마이걸 노래 타이틀을 줄줄 외우고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 ‘클로저(Closer)’를 꼽을 만큼 ‘K팝 찐팬’이다.

존은 생애 첫 한국행인 어머니를 곁에서 챙기기 위해 별도의 금액을 지불하고 어머니를 IEEE EDTM 2023에 레귤러 멤버로 등록했다. 지난 9일 뱅큇 행사에서 오마이걸 공연이 시작되자 멜린다는 열렬히 환호하며 무대를 즐겼다. 공연이 끝나고 존과 멜린다는 운영위에 감사함을 표했다. 이들의 사연을 접한 운영위가 이들에게 오마이걸 기념품을 선물로 주기로 한 것이다.

올해 대회장을 맡은 송창록 SK하이닉스 부사장은 “기존 아시아 반도체 학회가 다소 진지하고 딱딱한 분위기인 측면이 있어 이번 IEEE는 전세계에서 화제인 K팝 무대를 보여주고자 했다”며 “뱅큇 행사에는 외국인 참석자가 3분의 2가 넘는데, 모두 K팝 공연에 정말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