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 1주년을 맞은 9일 울산을 찾아 산업현장, 민생경제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당선 1주년을) 자축하기에는 대한민국이 처한 주변 정세와 경제·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별도의 당선 자축 메시지도 내놓지 않았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당선 1년 관련 기념행사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잘 알다시피 세계가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나라가 생존과 번영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먹고 사는 문제가 힘든 국민께 윤석열 정부는 기득권, 이권 카르텔을 혁파하고 개혁을 완수해 더 나은 미래를 그리는 하루하루로 당선의 무거운 뜻을 새기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 울산을 찾아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에 참석하는가 하면, 울산 경제인 간담회, 울산 현대자동차 수출 부두 시찰, 울산 신정시장 방문 등 경제·민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울산 S-OIL 온산국가산업단지에 대규모 석유화학 생산 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사우디의 총 투자 규모는 9조3000억 원으로 단일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이자, 국내 석유화학 분야 최대 규모 투자 프로젝트다. 지난해 11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다 왕세자 겸 총리가 공식 방한해 290억달러(약 38조원) 규모 양해각서(MOU)와 계약을 체결할 당시 투자가 최종 확정됐다.
윤 대통령은 “한-사우디 경제외교의 대표적 성과인 샤힌 프로젝트가 오늘 첫발을 내딛게 됐다”며 “샤힌 프로젝트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물론, 한국과 사우디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우리 기업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가 사상 처음으로 300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규제는 과감하게 개선하고,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의 혁신 허브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울산 남구 울산항만공사에서 울산지역 경제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윤 대통령은 지난 60년간 대한민국 산업 수도로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이끈 울산이 세계 최고의 ‘첨단산업 혁신허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노력을 통해 얻은 정당한 보상을 부당한 세력에게 뺏기지 않고, 기업들은 사업하기 좋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간담회를 마친 뒤 윤 대통령은 ‘국내최초 직류기반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선’인 ‘울산태화호’를 타고 현대자동차 수출 부두로 이동했다. 현대차 수출부두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540억달러 수출로 우리 경제를 뒷받침한 자동차 산업의 대표적인 수출 현장이다.
윤 대통령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수출 상황을 점검한 후 현대자동차 5공장을 찾아 자동차 산업의 미래먹거리인 전기차 신공장 건설계획을 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기차 수출을 확대하고자 중소중견 자동차 부품 기업의 미래차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선제적 지원방안을 상반기 중 발표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울산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신정상가시장’을 찾아 최근 글로벌 복합위기로 인한 경기침체, 물가상승, 유동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이 신정시장을 방문한 것은 대선 경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0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대통령실은 당선되면 꼭 다시 찾아 국민과 격의 없이 소통하겠다던 대국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윤 대통령이) 이날 신정상가시장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시장을 둘러보며 울산 노인복지관에 기부할 식재료들을 구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