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속 기업 M&A도 냉각 시작돼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지난해 국내 기업 비계열사 인수·합병(M&A)이 2021년 대비 18% 가량 감소했다. 기업결합 심사 건수가 감소한 것은 2016년(-3.4%) 이후 6년 만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2022년 기업결합 심사 동향을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전체 기업결합 심사 건수는 1027건으로 전년보다 7.7% 줄었다. 기업결합 규모도 325조5000억원으로 6.7% 감소했다.
기업결합 심사는 2016년 646건에서 2018년 702건, 2020년 865건으로 서서히 증가하다가 2021년(1113건) 처음으로 1000건을 돌파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등 주요국 긴축이 본격화하면서 세계적으로 기업결합이 둔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총 876건(전체의 85.3%)으로 8.2% 줄었다. 규모로 보면 58조원(전체의 17.8%)으로 10.1% 감소했다.
특히 신규 성장동력 확보 등의 의미를 갖는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580건으로 17.7% 줄어 감소 폭이 더 컸다. 규모도 44조7000억원으로 16.8% 쪼그라들었다.
국내기업에 의한 외국기업 결합은 11건으로 47.6% 줄고 규모는 5000억원으로 96.3% 감소했다.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 역시 263건으로 12.9% 감소했다. 기업결합 규모는 18조6천억원으로 절반 가까이(-44.1%) 줄었다.
마찬가지로 기업집단 내 단순 구조 개편을 의미하는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112건으로 7.7% 늘고, 비계열사에 대한 기업결합은 23.7% 줄었다.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151건, 규모는 267조7000억원이었다. 외국기업 간 결합을 제외한 외국기업에 의한 국내기업 결합은 40건으로 18.4% 줄었으나 규모는 18조원으로 176.9%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기업결합의 피취득 회사 업종을 보면 서비스업이 685건(66.7%)으로 가장 많고 이어 제조업(342건·33.3%) 순이었다.
신용희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워드 코로나와 금리 인상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의 기업결합이 강화됐다"며 "지난해보다는 기업결합 건수가 줄었지만 여전히 1000건을 웃돌아 예년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신 과장은 "기업결합 건수가 100여건 줄어든 것은 유동성과 매물이 줄어든 영향이 있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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