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호 기자] 3월 정기 주총을 앞두고 최근 지배구조 개편과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하는 등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주요 목적은 ‘독단적 지배구조 개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여론 앱(App) 크라토스가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1일까지 6일간 회원 32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소액주주 입장에서 의결권 행사에 참여한다면 ‘경영진 교체, 사업분할 등의 독단적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겠다고 답한 비율이 41.1%로 가장 많은 응답율을 보였다. 이어 근소한 차이로 ‘배당성향 확대 등의 주주환원책 강화’가 40.6%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반면 사업체질개선 등 경영방향 쇄신 요구(9.6%)와 회계 투명성 요구(8.6%)는 모두 10%를 넘기지 못했다.
연령대 별로 보면, 전 연령대에서 독단적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책 강화를 중시하는 경향이 고르게 나타났다. 또한 연령대가 낮을수록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은 점도 눈에 띈다. ‘사업 체질개선 등 경영 방향 쇄신 요구’를 위해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10대에서 2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감소해 20대 13%, 30대 10%, 40~60대 9%, 70대는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그동안 지배주주의 이익에 따라 경영권을 남용하는 상장사들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한 소액주주의 불만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3월 주주총회에서는 지배구조 개선과 투자자들의 주주 환원 수요를 충족하는 것이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확보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주총 시즌에는 주주친화 경영이 새로운 키워드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소액 주주들과 행동주의 펀드가 적극적으로 기업 지배 구조 개선, 주주 가치 제고 등을 제안하면서 배당금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이사·감사 선임 또는 해임 등의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올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이후 주주제안을 정기와 임시 주총 안건으로 올린 상장사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와 한진칼, 사조산업 등 총 17곳(2월 24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이달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상정하는 상장사 수가 50곳 안팎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주제안이 주총 안건으로 상정되는 것은 주주의 다양한 의견이 기업 의사결정에 반영되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이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자본시장 신뢰가 쌓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주주제안이 합리적인지를 판단하는 주주 역할이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 합리적인 주주제안이 반영되면 기업과 주주 모두가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