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번호 둔갑 등 수법 지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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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빌린 돈을 일부 갚으면 이자가 낮은 상품으로 전환해 주겠다.” 지난 8일 60대 여성 A씨는 솔깃한 연락을 받았다. 금리에 대한 부담이 컸던 A씨는 연락을 받고 전북 군산시 한 빌딩 앞에서 B씨 등 2명을 만나 3450만원을 건넸다. 알고보니 이들은 금융기관 직원이 아닌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다.
불경기에 이자가 높아 힘든 서민을 노리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2월동안 전주와 익산, 군산을 오가며 3억 원 상당을 편취한 보이스피싱 수거책 3명을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피해자 3명에게 총 5회에 걸쳐 1억 4000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20일 익산 한 마트에서 보이스피싱 전달책 C씨를 검거했다. C씨 역시 저금리 대환대출을 해주겠다는 전화를 받은 피해자 2명에게 1억3000여만원을 건네받아 조직에 전달하려 했다.
경찰은 저금리 전환 대출 등을 빌미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와 달리 보이스피싱 조직도 변하고 있다. 10년 전과 달리 사투리도 쓰지 않고, 전화번호 변작기를 이용해 해외 발신 전화번호를 010 번호로 둔갑시키거나, 악성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등 수법이 고도화됐다.
경찰은 각종 기관을 사칭한 문자를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경찰은 수사기관이라면서 관련 연락을 해오면 '서면으로 진행해달라'며 전화를 끊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영장신청서 등 관련 문서를 문자메시지로 전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이 전화금융사기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수법이 점차 고도화하는 만큼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며 "다양한 사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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