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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름값 아끼려 장작불 피워”…질식해 숨진 태국인 부부
태국인 부부가 음식을 조리한 흔적[연합]

[헤럴드경제(고창)=황성철 기자] “기름값을 아끼려고 이 작은 냉골 방에서 장작불을 태웠나 봐요” 2전북 고창군 흥덕면 한 마을의 허름한 단독주택에서 24일 오후 불법체류자 신분인 태국인 A(55)씨와 부인(57)이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마을주민들과 경찰에 따르면 A씨 부부는 10여 년 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들어와 고창군에 정착했다. 관광비자로 입국한 부부는 마을 이곳저곳에서 돈벌이에 나섰다.

별다른 기술은 없었지만, 부부는 조금씩 한국말을 배워가면서 논밭일, 이앙기 작업, 포클레인 작업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부부는 일당 12만-13만원을 받으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부부는 어렵게 모은 돈을 태국에 있는 자녀들에게 송금했다.

바로 윗집에 사는 주민 백신기(68)씨는 “부부가 모은 돈을 태국에 사는 아이들에게 보낸다고 들었다”며 “외국인 부부가 열심히 잘 산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 너무 안타깝다”고 회상했다.

주민 김용국(75)씨는 “부부가 방 안이 추워서인지 집 바로 옆 비닐하우스에서 자고 씻을 때만 집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논밭 일은 물론 이앙기와 경운기도 능숙하게 다뤘고 주민들을 보면 꼭 ‘사장님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연 30만원에 세를 주고 산 것으로 파악됐다”며 “추위를 피하려고 방안에 장작불을 피웠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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