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지난해 11월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밥 아이거가 빠르게 디즈니를 정상화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는 전날 열린 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겨울왕국3’과 ‘토이스토리5’, ‘주토피아2’ 등 유명 작품의 속편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거는 이들 작품을 ‘무적의 브랜드’라고 강조하며 조만간 세부 정보를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아이거는 같은 날 CNBC방송에 출연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미래’라고 강조하며 2024년말가지 디즈니플러스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게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우리는 스트리밍에서 돈을 잃고 있다”며 “가입자 수 전망치가 아닌 수익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디즈니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235억1000만달러로 시장 기대치(234억3000만달러)에 부합하는 성과를 공개했다. 다만 디즈니플러스 구독자는 1억6180만명으로, 시장 전망치(1억6110만명)보다 많았지만 3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한편 디즈니의 과감한 구조조정에 행동주의 펀드가 협력하겠다고 돌아서면서 아이거에 힘을 보탰다. 전날 디즈니는 직원 7000명을 감원하고 비용 55억달러를 절감하는 내용의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상태다.
행동주의 투자펀드 트라이언을 이끄는 넬슨 펠츠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디즈니의 이번 계획은 내가 하려고 했던 것과 비슷하다”며 “아이거는 우리가 하길 바란 모든 것을 발표했고 이제는 실행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펠츠는 디즈니가 과도하게 스트리밍에 투자를 하고 비용 통제에 실패했다며 이사회의 자리 하나를 자신의 몫으로 할당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면서 주총에서 표 대결도 불사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현재 트라이언이 확보한 디즈니 지분은 0.5%에 불과하지만 그간 주가 하락에 불만을 품은 세력을 적극 규합해왔다.
로이터 통신은 펠츠의 경영 개선 요구 등으로 주목을 받은 디즈니 주가가 올해 들어 30% 가까이 오르면서 펠츠는 의도했던 투자 성과를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아이거는 무려 15년 간 디즈니 CEO로 재직하다 지난 2020년 후임 밥 차펙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하지만 2021년 한때 200달러를 넘보던 주가가 반토막이 나는 등 실적 부진이 계속되자 디즈니는 구원투수로 아이거를 다시 선택했다.
아이거는 차펙을 후임으로 지목한 자신의 선택이 실패로 돌아간 것을 의식한 듯 CEO 재직 계약 기간인 2년 간 경영 승계가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CNBC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