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기후 변화가 진행될수록 인류가 간단한 감염조차도 치료할 수 없게 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지구 기온이 상승할수록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는 슈퍼 박테리아와 슈퍼 세균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CNN은 유엔환경계획(UNEP)의 새로운 보고서를 인용해 “항생제 내성(AMR)의 발견과 확산은 동물 및 식물의 감염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항생제가 효과가 없어 현대 의학이 더이상 경미한 감염도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고서는 이날 바베이도스에서 열린 항생제 내성에 관한 글로벌 리더그룹의 여섯번째 회의에서 발표됐다.

항생제 내성은 박테리아, 바이러스, 세균 등이 약물을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을획득할 때 발생한다.

2019년 기준 전세계적으로 약 500만명의 사망이 항생제 내성과 관련이 있으며 항생제 내성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연간 사망자가 2050년까지 10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우려됐다.

보고서는 항생제 내성이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의학 분야와 동식물 식품 생산에서 항생제가 남용되면서 그 과정이 가속화됐다고 지적한다. 또한 최근에는 환경적 요인이 항생제 내성을 발달시키고 확산시킨다고 설명했다.

스콧 로버츠 예일대 의대 교수는 “기후변화와 오염, 날씨 패턴의 변화, 증가하는 강우량과 도시화가 항생제 내성의 화산을 촉진한다”면서 “이를 억제하기 위한 보다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 박테리아의 성장 속도와 미생물 간의 항생제 내성 유전자 확산 속도가 모두 증가했다.

또한 기후 변화로 심각한 홍수가 발생하면 위생이 열악해지고 오염이 증가하면서 오염물질이 미생물의 저항력을 발달시키면서 항생제 내성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의 저자 중 한명인 데이비드 그레이엄 뉴캐슬대학 교수는 “기후가 극단화되고 기온이 오름에 따라 항생제 내성의 진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기온 상승을 억제해야 새로운 항생제 내성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