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층 월부담 1년새 6500원↑
“난방비처럼 폭등 가능성 낮아”
누진 3단계땐 요금 급등할수도
서울 한 재래시장에 전기계량기가 붙어 있다. 정부의 전기료 인상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는 kWh당 13.1원이 오른다. 이는 42년 만에 최고 인상 폭이다. 2월부터 올라간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게 된다. [연합] |
지난달 전기·가스·수도는 1년 전보다 28.3% 급등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재차 경신한 가운데 이달 전기료도 4인가구 기준으로 1만1000원가량 오를 전망이다. 인상률 기준으로는 3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한파로 전기난방기 사용이 급증했을 경우, 누진제가 적용돼 전기요금이 크게 오를 수 있다. 따라서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가계 부담은 이달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이달 받는 관리비 고지서에서 지난달 사용분의 전기료는 평균적인 4인 가구(겨울철 월평균 사용량 304kWh)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견줘 1만1200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올해 1분기(1~3월)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13.1원 인상 하는 요금 조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로써 지난달 전기요금은 전월 대비 9.2%, 작년 동월 대비로는 29.5% 뛰어올랐다. 작년 한 해를 통틀어 인상된 전기요금이 19.3원임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 인상폭은 특히 가파른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4인 가구 기준으로 1년 새 전기료가 4만5350원에서 5만6550원으로 약 24.7% 증가한다. kWh(킬로와트시)당 전기료가 지난해 세 차례(4·7·10월)에 걸쳐 19.3원, 올해 1월 13.1원 오르며 총 32.4원 인상된 영향이다.
한국부동산원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을 보면 전국 아파트 ㎡당 평균 관리비는 작년 12월 기준 2995원, 이 중 전기료는 654원이다. 이를 국민주택 규모 기준인 전용면적 85㎡로 환산하면 지난달 해당 규모의 아파트에 평균적으로 부과된 관리비는 각각 25만4600원, 5만5590원으로 산출된다.
이달 부과될 예정인 1월 사용분에 대한 관리비는 한파와 각종 공공요금 인상으로 지난달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관리비에서 차지하는 4인 가구 기준 전기료 인상분(1만1200원)은 4% 수준일 것으로 관측된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월 사용량 297kWh)에 부과되는 1월 사용분 전기료는 작년 2만5660원에서 올해 3만2170원으로 1년 새 월 부담액이 6510원 늘어난다.
취약계층의 전기 요금 부담이 일반가구보다 작은 것은 정부가 장애인, 상이·독립 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의 사회적 배려층에 전기료를 할인하기 때문이다. 작년 말 정부는 올해 1분기에 적용할 전기료를 인상하면서도 월 사용량 313kWh 이하 가구에 대해서는 요금을 동결했다.
다만 급등한 난방비에 가스난방 대신 전기장판, 스토브, 온풍기 등의 전기 난방기기를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전기료가 크게 오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주택용 전기료는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요금이 비싸지는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전력이 높은 전기장판이나 스토브, 온풍기를 추가로 사용하면 일반 4인가구는 월 최대 17만6000원, 취약계층은 17만원까지 전기료가 추가로 부과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평균 소비 전력이 1967W(와트)에 달하는 온풍기의 경우 하루 8시간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월 사용량은 472kWh다. 일반 4인가구와 취약 계층의 월평균 전력 사용량인 304kWh, 297kWh보다 많은 수준이다.
여기에다 누진제까지 적용되면 지난해 1월 기준으로 전기료는 일반 4인가구의 경우 4만5000원에서 22만1000원으로, 취약 계층의 경우 2만6000원에서 19만6000원으로 폭등하게 된다.
한전 측은 “사용량이 누진 3단계에 진입하면 요금 부담액이 대폭 증가한다”며 “저효율 전기 난방기기의 사용을 자제하고, 합리적·효율적인 전기 사용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연료비 급등으로 불가피하게 전기료가 인상됐지만, 난방비처럼 폭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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