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상품교역조건지수, 지수 작성 이후 최저치

수입금액지수 19.1% 급등…에너지 수입↑

12월 수출·수입은 하락

지난해 교역조건 역대 최악…수출입금액지수는 최고
[제공=한국은행]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교역조건이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수출과 수입 금액 모두 사상 최고치로 높아졌지만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더 급격하게 상승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22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달러 기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5.11로 1년 전보다 8.1% 떨어졌다. 이는 해당 지수 작성이 시작된 1988년 이후 최저치다. 하락률은 지난 2011년(-11.0%) 이후 11년 만에 가장 컸다.

연간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보다 6.6% 하락한 104.29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8.0%)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지난해 교역조건이 악화된 것은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더 가파르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연간 수출물량지수(122.54)와 수출금액지수(136.77), 수입물량지수(129.56)와 수입금액지수(169.90)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수입금액지수의 상승률이 19.1%로 수출금액지수 상승률(6.8%)의 약 3배에 달했다.

품목별로 보면 광산품(55.9%)과 농림수산품(20.2%)의 수입금액이 큰 폭으로 올랐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지난해 수입 물량 및 금액의 주요 증가 요인은 광산품으로,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중심으로 수입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기준 수출입 물량 및 금액은 하락세를 보였다.

수출물량지수와 수출금액지수는 운송장비 등이 증가했으나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감소하며 전년 동월 대비 각각 6.3%, 12.2% 하락했다. 수출금액지수는 지난 2020년 5월(-25.0%)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수입물량지수는 광산품이 증가했으나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제1차금속제품 등이 감소해 전년 동월 대비 1.1% 하락했다. 수입금액지수는 2.4% 떨어지며 2년 1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서 팀장은 "수입금액지수는 원유, 천연가스 등 광산품 관련 수입은 증가했지만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1차금속이 감소하면서 하락 전환했다"며 "수출금액지수는 운송장비 등 증가하며 호조세 지속했지만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과 화학제품 등의 수출이 감소하면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12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가격(-6.2%)이 수입가격(-1.4%)보다 더 크게 내리며 전년 동월 대비 4.9% 하락했다.

같은 달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지수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모두 내리며 11.0%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