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중 한 나라에 도전은 한미동맹 전체에 대한 도전”
한국을 방문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31일 언론 기고문에서 “우리(한국과 미국) 중 한 나라에 도전할 경우 한미동맹 전체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했다. 오스틴 장관이 전날 경기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한 뒤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국을 방문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31일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이 확고하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이를 거듭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은 ‘동맹은 준비됐다’는 제목의 연합뉴스 기고문에서 방한 목적에 대해 “우리의 협력을 심화하고 우리가 공유하는 안보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며 “또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철통같다는 점을 재확인하고자 한국에 왔다”고 밝혔다.
자신의 취임 후 세 번째인 이번 방한의 목적이 한국이 공격받을 경우 미국이 본토 공격으로 간주하고 핵우산을 포함한 모든 전력을 동원해 대응한다는 확장억제 신뢰성 제고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북한이 대남 핵공격 의지와 능력을 노골화하면서 한국 국민의 10명 중 7명 이상이 독자 핵개발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강조하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오스틴 장관은 “한반도에서 70년간 무력분쟁이 없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며 “한국인과 미국인들의 노력, 그리고 수십 년 공유한 희생을 통해 깨지지 않는 유대를 자랑스럽게 형성한 우리 두 민주주의 국가의 탁월한 군사력의 직접적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수십년 간 우리는 역사상 가장 유능하고 상호운용성이 뛰어나며 적응력이 뛰어난 동맹을 구축했다”면서 “우리의 연합 역량은 5세대 F-35전투기,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미사일 방어 플랫폼, 오산 공군기지의 U-2 정찰기 등 결정적인 정보감시정찰자산을 포함한다”며 구체적인 전력자산을 언급했다.
또 “이 모든 역량을 뒷받침하는 것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확장억제 공약”이라면서 “공약에는 미국의 재래식, 핵, 미사일방어 역량, 전진배치된 미군 2만8500명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특히 “우리의 적과 경쟁자들은 만약 그들이 우리 중 한 나라에 도전할 경우 한미동맹 전체에 도전하는 것이라는 점을 안다”며 한국에 대한 공격이 한미동맹, 나아가 미국에 대한 공격이 될 것임을 경고했다.
한국을 방문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31일 언론 기고문에서 “우리(한국과 미국) 중 한 나라에 도전할 경우 한미동맹 전체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했다. 오스틴 장관이 전날 경기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한 전용기 E-4B 나이트워치에서 내리고 있다. [국방부공동취재단] |
이와 함께 오스틴 장관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면서 “지난 수십년 간 북한은 핵무기, 탄도미사일 및 기타 무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지난해 북한은 전례 없는 숫자의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국제법을 위반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다수 결의안에 반하는 위험하고도 불안정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의 이 같은 도전이 한미가 연합훈련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고, ‘오늘 밤’이라도 싸울 수 있도록 준비태세를 강화시킬 실사격 요소를 포함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이것이 우리가 3자간 탄도미사일 방어 및 대잠수함전 훈련을 포함해 일본과의 3자 협력을 심화하는 이유”라면서 “미국, 한국, 일본이 함께 설 때 우리는 모두 더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달 중순 미일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의 규칙기반 국제질서 위배 행동과 북한의 도발 등을 직면한 도전으로 언급하면서 안보를 비롯한 다른 영역에서 한미일 3자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해 F-35·F-22 전투기와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전단의 한반도 전개 등을 거론한 뒤 “한국에 뛰어난 자산을 순환배치하는 것은 여하한 위협에 대한 우리의 준비태세를 강조한다”며 “그리고 이는 한국 안보에 대한 미국의 변함없는 의지를 상기시켜 준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아울러 오스틴 장관은 “한미 양국이 자유롭고 개방됐으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유지에 계속 공헌할 수 있도록 동맹을 현대화하고 있다”며 “동남아시아 파트너 국가들이 자체의 역량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대한 논의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미국이 글로벌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남아 국가들과 협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을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오스틴 장관은 올해 70주년을 맞이하는 한미동맹과 관련해선 “우리의 동맹은 파괴적인 전쟁 이후 평화를 갈망하는 과정에서 구축됐다. 그리고 70년간 양국 간 협력은 한국과 미군 장병들이 함께 싸우고 나란히 피를 흘리며 공유한 희생 위에서 세워졌다”면서 “우리는 자유를 향한 그들의 헌신을 기억할 것이며, 한반도 평화 유지와 미래세대를 위한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시금 헌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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