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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銀 수신금리 인상...금리노마드족 거액예금 유인 성공
예금자보호 한도 5000만원 이상
작년 3분기 기준 27.4%나 차지
건전성 개선·인식변화 등 힘입어
자금 일시 이탈 시 리스크 우려도

올해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서 저축은행에 5000만원 이상의 거액을 맡기는 ‘큰손’ 고객이 늘어났다. 저축은행은 은행권보다 더 가파른 수신 증가율을 보이며 자산 규모가 대폭 커졌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의 거액예금(5000만원 이상 예금) 잔액은 32조5000억원으로 연초 이후 1조8000억원 증가했다.

2020년 3분기까지만 해도 10조원대에 머물던 저축은행 거액예금 잔액은 같은 해 4분기 20조원, 2021년 4분기 30조원을 넘어선 이후 올해까지 증가하는 추세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제공하며 시중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저축은행 총수신(말잔)은 작년 10월까지 18조5474억원(18.11%) 급증하며 12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은행의 총수신 증가율(6.26%) 대비 3배에 가까운 속도다.

수신 증가에 힘입어 저축은행업권의 규모도 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총자산은 2021년 말 118조2636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36조4884억원으로 18조2248억원(15.41%) 불어났다.

저축은행의 거액예금이 증가한 것은 수신금리가 높아진 데 기인했다. 10월 기준 저축은행 정기예금 1년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5.22%로 2021년 12월(2.47%)의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특히 저축은행은 은행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해 0.01%라도 더 높은 금리를 찾아다니는 ‘금리 노마드족’을 유인했다. 10월 은행 정기예금 1년 금리는 4.49%로, 저축은행이 0.73%포인트 많은 이자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 비해 저축은행업계 전반적으로 건전성이 제고되면서 저축은행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인식도 달라졌다. 예금자보호한도인 5000만원을 초과하는 거액을 예치해도 괜찮다고 여기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이다.

김혜연 한은 금융안정국 비은행분석팀 차장은 “최근 저축은행 거액예금이 늘어난 것은 수신금리 수준이 높아진 영향이 가장 크다”면서 “금융그룹 계열 저축은행이 많이 생기면서 ‘저축은행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과거보다 낮아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축은행 전체 예금 중 거액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보다 높아진 점은 향후 자금이 이탈할 경우 리스크(위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3분기 기준 거액예금 비중은 27.4% 가량이다.

김 차장은 “과거에 비해서 거액예금이 많다는 것은 자금이 일시에 이탈할 수 있다는 얘기”라며 “5000만원 이내 소규모 수신은 이탈 가능성이 좀 더 낮고 수신 안정성이 높게 평가되는 데 비해, 거액예금의 증가는 수신 안정성이 과거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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