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가난한 나라 사람?” 한밤 날아온 메시지 사연…속터진 웹툰 작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가난하면 ‘도둑 감상’해도 되나요?…속 터지는 웹툰 작가들”

#. 웹툰작가 A씨는 한밤에 트위터에서 한 해외 독자로부터 황당한 감상평을 받았다. 불법사이트 로고가 버젓이 찍힌 자신의 작품 이미지와 함께 ‘잘 읽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은 것이다. A씨는 “정식 연재 플랫폼에서 봐달라고 항의했지만 도리어 ‘자신은 가난한 나라 사람이므로 공짜로 볼 수밖에 없다’는 말이 돌아왔다”면서 “이건 그 나라 국민들까지 모욕하는 뻔뻔함”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K웹툰의 연간 수출액이 올해 처음으로 1억달러, 한화로 1275억원 규모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웹툰 불법 유통으로 인한 피해액은 이보다 더 클 것이라는 한숨 섞인 말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K콘텐츠에 대한 인기가 나날이 늘며 해외 불법 유통이 심각한 수준이다. 현지에서는 불법 유통 피해를 이기지 못하고 철수하는 국내 업체들도 나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웹툰 불법유포 대응을 위한 연석회의에 참석했다.

[네이버웹툰 제공]

양사는 국내 대표적인 웹툰 플랫폼 운영 업체다. 좀처럼 근절될 줄 모르는 웹툰 불법 유통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대고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웹툰 불법유통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피해도 적지 않지만 최근에는 해외 피해가 막심하다. K웹툰 위상이 높아지며 그 피해 규모가 나날이 불어나고 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지난 11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8일부터 10주 동안에만 4만1974건의 국내 웹툰이 외국어로 불법 번역돼 유통됐다.

한국 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020년 기준 추산한 ‘불법 웹툰 사이트로 인한 경제적 침해 규모’는 약 5488억원. 올 한해 웹툰업계가 해외 시장에서 벌어들일 금액(1275억원)보다도 4배 이상 많다.

해외 불법 유통 콘텐츠의 경우 삭제 조치가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전재수 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해 10월 공개한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콘텐츠 불법 유통에 따른 인터넷 주소 삭제 요청 건수가 30만554건에 달했다. 이는 6년 전인 2015년 1만699건과 비교해 약 서른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미지 출처 망고보드]

삭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누적 삭제율은 갈수록 저조해지고 있다. 2015년 삭제 완료 비율이 99%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절반도 안 되는 42.3%로 급감했다. 특히 태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의 협조가 저조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업체들도 현지 사업 전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웹툰·웹소설 콘텐츠 공급기업 디앤씨미디어는 투자 대비 성과가 저조하자 지난 2021년 베트남 진출 3년만에 현지 웹툰 사업을 접었다. 특히 웹툰 불법 유통 등의 피해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NHN도 콘텐츠 유료 결제 비중이 작고, 불법 복제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유 등으로 올해 베트남서 웹툰 사업을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국 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만화(웹툰+출판) 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5600만달러(한화 약 725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 늘어났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이 북미 시장 등에 진출한 하반기 수출액까지 더하면 연간 수출액이 1억달러가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ri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