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장례식장, 화장장은 인산인해
웨이보 등 SNS 통해 소식 접하는 주민들 불안 증폭
홍콩 연구원, “내년 코로나 사망자 100만명 넘을듯”
중국 봉쇄 당시 상하이시의 모습. [EPA]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중국이 코로나19 방역정책을 완화한 후 화장장과 장례식장에 밀려드는 시신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금도 코로나19 사망자를 ‘0명’으로 발표하고 있어 그 규모조차 제대로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감염자가 폭증함에 따라 ‘안정 속 성장’을 목표로 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보인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수도 베이징의 한 화장장에서는 지난 14일 하루에만 코로나19 감염자 30명의 시신을 화장했다고 한다. 통신은 장례식장을 찾은 외신 기자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시신을 운반한 가방을 여럿 보았다고 전했다.
홍콩 밍바오도 베이징의 시내 병원 영안실에서는 밀려드는 시신을 안치할 장소가 없어 영안실 바닥에 시신을 쌓아두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베이징 중일우호병원 관계자는 밍바오에 “현재 시신 안치소 냉장고는 모두 가득 차 있고 바닥에 시신 30여구가 쌓여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밍바오는 베이징에 있는 12개 관영 장례식장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화장되지 않은 시신이 상당수 쌓여 있고 더 이상 예약을 받을 수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하루 300구를 화장할 수 있는 한 대형 화장시설은 현재 화장장을 24시간 가동 중이지만 대기 중인 시신이 2000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18일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통계를 보면 전날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사망자는 1명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이달 4일을 마지막으로 코로나로 인한 사망을 기록하지 않고 있다. 이 마저도 기저질환을 지닌 80대 노인의 사망사례라고 발표했다. 수천 건의 사망자가 발생한 11월23일에도 공식 코로나 사망자로 만성 심장병력을 지닌 87세 여성 단 한 명을 인정했을 뿐이다.
게다가 지난주부터 감염자 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증상 사례의 보고를 중단하면서 중국의 코로나 감염 규모를 파악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PCR 검사 대신 자가 신속항원 키트 사용이 증가하면서 공식적인 데이터는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통계를 사실 그대로 믿는 중국인들은 없어 보인다. 웨이보와 같은 SNS에는 대도시에서 사망자가 폭증하고 있으며, 장례식장과 화장장이 미어터지는 사례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상하이, 선전 등 대도시에서 해열제와 코로나 검사 키트가 품절됐고, 코로나 검사소 밖의 긴 줄과 텅 빈 번화가 길거리의 대조적인 사진이 각종 소셜미디어를 뒤덮었다.
이런 가운데 우쭌유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 전문가는 ‘제로 코로나’ 철통 통제를 푼 중국이 올겨울에 3차례의 파동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쭌유는 현재 1단계 파동이 진행 중으로 내년 1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같은 달 21일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기점으로 2차 파동이, 귀성객이 거주지로 복귀하는 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 3차 파동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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