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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오늘의 고용호황은 내년의 더 추운 겨울을 의미한다

모든 게 다 따뜻하다. 아직은 그렇다. 하지만 추운 겨울은 불가피하다. 그래서 오히려 체감온도는 더 내려간다. 일자리, 고용시장 얘기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11월 고용 동향’은 최근 몇 개월간의 추세와 하나 다를 게 없다.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62만6000명이나 늘었다. 동월 기준 지난 1999년 11월(121만7000명)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당연히 실업자 수는 66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8000명 감소했다. 그러니 실업률은 2.3%로, 0.3%포인트 줄었고 고용률은 62.7%로 1.2%포인트 상승했다.

현재로선 모든 지표가 이보다 좋기도 어렵다. 대부분 근 20년 만에 처음 나오는 수치들이다. 번번이 지적돼온 악재들에서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 보인다. 청년층 취업자가 21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지만 해당 고용률이 오른 걸 보면 젊은 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봐도 무방하다. 60세 이상 노인들이 취업자 증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건 여전히 아픈 손가락이지만 그들의 취업 분야가 제조업과 농림업 중심이라는 긍정적인 부분도 없지 않다.

문제는 흐름이다. 추세적으로는 다 내리막이다. 괜찮다 해도 더 나아질 건 없다는 얘기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5월 93만명, 6월 84만명, 9월 70만명선에서 10월부터 60만명대다. 12월엔 50만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 년 이상 줄어들었고 심지어 가속도까지 붙어간다. 고용보험도 마찬가지다. 가입자 수는 절대 증가수치는 벌써 9개월째 내리막이다. 연초 56만명을 넘던 게 이젠 31만명 선이다.

걱정스러운 건 내년이다. 경기 하강은 이미 기정사실이고 관심은 경착륙 여부다. 한국은행과 KDI가 내년 취업자 수 증가폭을 각각 9만명과 8만명 정도로 예상한다. 1.7~1.8%의 성장률에선 그 이상을 바라기도 힘들다. 올해 80만명 안팎의 증가와 비교하면 기저효과 때문에 체감률은 마이너스 이상이다. 더 낮은 성장률을 예측하는 외국 기관들의 전망이 맞다면 실제 취업자 수 감소가 나올 수도 있다.

고용시장 위축은 일자리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결국 사회문제로 심화된다. 정부 차원의 거시적이고 선제적인 대응과 대비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물론 고용만 바라보며 경제 운용을 해나갈 수는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고용은 경기의 종속 변수인 것도 사실이다.

결국 경기 연착륙으로 충격을 완화하는 길이 최선이다. 금리인상의 속도 조절과 재정의 상반기 조기 집행 등 실행 가능한 조치들이 선행돼야 가능한 일이다. 기업들에 활력을 심어주는 규제개혁도 병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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