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도 가능” 미성년자 유혹도
해외계정 운영 검거 가능성 미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있는 대리토토 광고. [SNS 화면 캡처] |
직장인 이모(31) 씨는 최근 월드컵 토토를 구매하려다 불법 사이트에 돈을 넣을 뻔했다. 이씨는 “해외에서 합법으로 운영하는 사이트라는 광고를 보고 들어갔는데, 어딘지 모르게 꺼림칙해서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불법사이트였다”며 “처음 구매하는 사람들은 정보를 잘 모르니 나처럼 속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로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늘자 불법 사설 토토도 횡행하고 있다. 해외 불법 사이트를 비롯해 미성년자를 대신해 토토를 구매해준다는 ‘검은 손’까지 온라인 상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와 공식 인터넷 발매사이트 베트맨만 합법이고 유사 사이트 및 발매 행위는 불법이다. 불법 토토 사이트는 사업자 등록증이 있다고 하거나, 스포츠 전문가들이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라고 광고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불법 사이트에 돈을 베팅했다가 불합리한 규정을 내세우며 돈을 주지 않거나 계정을 삭제당하는 일명 ‘먹튀’ 수법을 당할 수 있다.국내에서 불법 사이트에 돈을 거는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은 월드컵 시즌에 맞춰 전국 시·도 경찰청 사이버 도박 전담 수사팀을 통해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미성년자들을 유혹하는 토토 대리구매도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미성년자에게 소액으로 토토를 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계정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원금 보장이 된다”며 광고를 하는 한 대리구매자는 “본인이 사기를 하도 당해서 사기를 안 친다”며 “미성년자는 소액으로도 이용이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불법 스포츠 토토 범죄 건수는 지난해 3415건으로 최근 4년 간 소폭 증가하고 있다. 2020년에는 3222건, 2019년에는 3078건, 2018년 1629건을 기록했다. 불법 스포츠 토토사이트는 해외에 계정을 운영하는 사례가 많아 검거 가능성이 다른 사이버범죄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가족·지인끼리 소액이나 음식을 두고 내기를 거는 건 문제가 안 된다. 직장인 김모(62) 씨는 동호회 회원들끼리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내기를 하기로 했다. 김씨는 “5000원에서 1만원을 걸고 어떤 국가가 월드컵 우승을 할 지 내기를 하고 있다”며 “돈을 따더라도 회원에게 치킨을 사는 식으로 돈을 돌려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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