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뉴 7시리즈
BMW 뉴 7시리즈. |
국내 출시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만난 ‘뉴 7시리즈’는 롤스로이스의 웅장함과 5시리즈의 날카로움을 동시에 갖춘 모습이었다. 특히 롱휠베이스(축거 3215㎜)의 긴 전장은 뒷좌석 공간감을 극대화해 운전기사가 차를 운전하는 ‘쇼퍼 드리븐’의 매력까지 돋보였다. 내연기관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 모든 파워트레인의 모델을 독일에 있는 BMW그룹 딩골핑 공장에서 생산하는 만큼 조립 완성도도 만족스러웠다.
새로운 키드니 그릴은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요소다. 매트릭스 하이빔 및 어댑티브 LED 헤드라이트도 기본이다. 헤드라이트는 두 영역으로 나뉜다. 위에 자리한 얇은 조명이 주간주행등과 차폭등, 방향지시등 역할을 한다. L자로 배치된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도 개성이 넘친다. 상향등과 하향등을 포함하는 헤드라이트는 에이프런 하단 깊숙한 곳에 장착됐다. 세로로 넓은 그릴과 두 영역으로 나뉜 헤드라이트 덕분에 범퍼의 크기가 더 거대하게 다가왔다.
BMW 7시리즈 운전석 모습. 넓은 클러스터와 디스플레이, 달라진 변속조작기가 눈에 들어온다. BMW 특유의 기분좋은 촉감을 가진 두툼한 운전대는 그대로다. |
고성능과 승차감의 균형미는 실내에서도 감지된다. 버튼을 최소화한 중앙 조작부와 길게 이어진 스크린이 최첨단의 느낌을 준다.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는 12.3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는 14.9인치다. 변속 조작은 봉이 아닌 스위치 형태로 바뀌었다. 자동으로 열고 닫히는 오토도어 조작 버튼이 옆이 아닌 앞에 자리한 것도 특이하다. 수동 조작레버는 숨어 있다. 운전대는 BMW답게 두툼하고 손에 닿는 촉감이 좋다. 큰 차체와 달리 ‘전투적인’ 시트 포지셔닝이 가능해 운전의 재미까지 살린 구성이다.
뒷좌석 도어에 있는 터치 커맨드 컨트롤을 활용하면 단 한번의 조작으로 앞좌석을 최대한 앞으로 당길 수 있다. 쇼퍼 드리븐, 이른바 ‘사장님 차’로 안성맞춤이다. |
전기 모델 ‘i7 xDrive60’은 합산 544마력의 출력을 발휘하는 모터를 탑재했다. 유럽국제표준시험방식(WLTP) 기준 최대 625㎞를 달린다. 실제 경험한 i7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은 놀라웠다. 정속 주행에서는 배터리 사용량을 극도로 억제했고, 평지에서도 재충전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출발할 때와 도착한 이후 측정한 배터리 잔여량이 비슷한 수준일 정도로 높은 효율성이 돋보였다. 약 45㎞의 코스를 달린 뒤 측정한 전비는 6.7mi/㎾h였다. 국내 기준으로 환산하면 10㎞/㎾h에 해당하는 결과다.
국내에 출시하는 가솔린 모델은 6기통 380마력을 갖춘 ‘뉴 740i sDrive’다. 승차감은 운전 성향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날 선 코너링을 하면 역동적인 바퀴의 굴림을 느낄 수 있고, 정속주행을 비롯한 연비 운전을 하면 정숙한 고급세단이 된다. BMW가 얌전해졌다는 오해는 운전대 왼쪽 위에 있는 부스트(Boost) 버튼이 해소한다. 몇 초간 RPM을 극도로 끌어올려 최고속도에 이르게 돕는다. 큰 덩치의 질주감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대형 시어터 스크린은 천장에 숨어 있다가 펼쳐지면서 내려온다. 선택사항이 아닌 기본이다. 8K까지 지원하며 낮에도 선명하다. 아마존 프라임 TV가 내장되어 있으며 폭발적인 사운드 시스템이 완벽한 시청 환경을 만든다. 정찬수 기자 |
신기술과 고성능, 그리고 편안함까지 아우른 만큼 진입장벽은 높은 편이다. 7시리즈의 국내 출시 가격은 ‘뉴 740i sDrive’ 디자인 퓨어 엑설런스 이그제큐티브 패키지가 1억7300만원, M 스포츠 패키지 이그제큐티브 패키지가 1억7630만원이다. ‘i7 xDrive60’은 디자인 퓨어 엑설런스 이그제큐티브 패키지가 2억1570만원, M 스포츠 패키지 이그제큐티브 패키지가 2억1870만원이다.
미국 팜스프링스=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