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우 기자. |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제가 안 보니까 이기더라고요. 16강 경기도 간절한 마음으로 안 보고 자려구요."
직장인 박혜연(31·여) 씨는 지난 3일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의 결정 지을 포르투갈과의 조별 경기날 TV를 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른 아침 부랴부랴 핸드폰으로 확인한 결과는 기적같은 승리였다. 가나와의 경기가 있던 날에는 배달음식까지 잔뜩 준비했지만, 아쉽게 패배했던 '불찰'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 소식에 국민들의 기대는 그 어느때보다 크다. 이에 최근에는 경기를 보지 않고 그냥 잠들어 버리는 '안보기 응원'을 하겠다는 축구 팬들도 늘어가고 있다. 자신이 경기를 보면 꼭 진다는 징크스 때문이다 .
온라인 등에서는 경기를 보는 날에는 꼭 진다는 하소연이 담긴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누리꾼들은 "꼭 경기를 보는 날에만 선수들이 부진하거나 경기 내용이 좋지 않다", "내자 잠을 자고 경기를 보지 않아야 이긴다" 등 아쉬움을 토로한다.
이런 '안보기 응원'은 이미 옆나라 일본에서도 유행하고 있다. 일본 매체 오타쿠마경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경기를 보지 않는 응원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경기를 보는 날은 일본팀이 패배를 하기 때문에, 그냥 잠들어 버리고 실제로 자는 것을 SNS로 증명한다는 내용이다.
이와는 반대로 브라질과 16강 전이 치뤄지는 6일 새벽에는 광화문광장에서 거리응원이 열릴 전망이다. 6일도 전국적인 강추위가 예상되는 데다 경기 시각이 평일 새벽 4시라는 악조건이지만, 12년 만의 16강 진출인 만큼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한 시민들이 광장을 찾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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