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경제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우리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인 수출이 4분기(10~12월) 들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4분기 전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화물연대 파업으로 수출 물류와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고,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업황 부진 여파로 수출 전선에 암운이 가득한 상태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시장이 내년 글로벌 경기침체로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로 우리 수출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29.8%나 감소했다. 우려되는 점은 수출의 두 핵심 축인 반도체와 대(對) 중국 수출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는 전체 수출의 20%가량을 차지라는 제1위 주력품목이다. 그러나 내년 세계 반도체 매출은 올해보다 3%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리 수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내년 세계 반도체 매출이 5960억달러(약 785조원)로 올해 6180억달러보다 3.6%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경기 전망 악화가 스마트폰, PC, 소비자 가전 생산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며, 이는 내년 3분기까지 D램 과잉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도 지난달 25.5% 급감했다. 대중 수출 감소세는 6개월 연속이다. 이에 따라 대중국 무역수자는 지난 5월(-10억9000만달러), 6월(-12억2000만달러), 7월(-6억달러), 8월(-3억6000만달러) 등 4개월 연속 적자를 지속한 후 9월(6억8000만달러)에 반짝 흑자로 전환된 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적자다. 분기별로는 올해 1분기 59억달러 흑자에서 2분기 17억달러 적자로 돌아선 뒤 3분기 3억달러 적자로 이어졌다.
대중 수출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요인으로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경기부진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꼽힌다. 코로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반도체, 정밀화학원료, 컴퓨터, 산업용 전기기기 등 주요 품목의 단가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수입액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또 중국의 기술경쟁력 향상으로 국산화율이 상승하고,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일어난 수출 구조의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수용 중간재·최종재 수입과 수출용 중간재 수입이 모두 감소하면서 한국의 대중 수출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중간재는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에서 79.8%를 차지하는 항목으로, 중국의 중간재 수입 수요 둔화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최근 대중국 무역적자 요인 분석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간재는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에서 79.8%를 차지하는 항목으로, 중국의 중간재 수입 수요 둔화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수출입 중간재의 기술 수준이 높아져 교역 구조도 변했다. 한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은 2007년 중·고위기술 품목 위주에서 지난해 고위기술 품목 위주로, 수입은 저위기술 품목에서 중·고위기술 품목으로 변화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에너지 위기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으로 세계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요약화로 제품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반도체·석유화학·철강 등 수출이 줄어들며 11월 수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물연대 운송거부까지 작용하며 11월 수출이 전월보다 감소폭이 확대된 가운데, 운송거부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차질 등이 발생하면서 12월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 반도체·이차전지 등 주력산업별 맞춤형 수출지원방안을 착실히 이행하고, 무역금융·마케팅 등 전방위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