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30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지하철1호선 역사 전광판에 파업과 관련한 안내문이 표시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노사 양측이 ‘정치 파업’으로 인정한 가운데, 서울지하철의 파업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1주일 이상 파업이 장기화될 것을 가정하고 2단계 대책을 세웠고, 노조도 중장기 과제인 인력충원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화물연대 등과 동조하는 움직임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30일 “연합교섭단 쪽에서는 저와 만나겠다고 말했다는데, 노조의 목표가 거기에 있으면 안된다”며 “이번 파업은 정치적인 파업이라고 정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표면적으로 파업의 이유는 구조조정의 철회, 혁신안 철회 등이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공공운수노조 및 화물연대 파업과 연결되어있다는 판단”이라며 “실제로 협상과정에서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는 여러가지 장면이 목격됐다”고 덧붙였다.
또 “노조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데, 서울교통공사의 파업이 수단으로 이용된다면 서울시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의 장기화 가능성도 언급했다.
노조측 반응도 마찬가지다. 이날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파업 출정식에서 양경수 민주노총위원장은 “정부는 업무 개시 명령으로 노동자 전면 공격을 선포했다”며 “교통공사도 인력 충원을 약속했지만 오 시장은 그것을 뒤집었다”고 이번 파업의 명분과 배경을 설명했다.
양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했다”며 “그 약속을 지켜나갈 것이고, 화물노조 파업, 서울 교통공사노조 파업, 철도 파업 등으로 노동자, 시민 안전 지키는 투쟁을 민주노총이 만들어내겠다”고 덧붙였다.
노사 양측 모두가 ‘정치 파업’으로 규정하고 나서면서 지하철 운행도 장기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파업 및 교통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파업 기간별로 1단계(D~D+6일, 7일간), 2단계(D+7일 이후)로 구분해 대책을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이날부터 1단계 기간인 일주일 동안 출근 시간에는 지하철을 평상시 수준으로 정상 운행한다. 지하철 혼잡도가 낮은 낮 시간대의 지하철 운행율은 평시의 72.7% 수준으로 유지한다. 1주일 후인 2단계 기간에도 출·퇴근 시간대는 평시 대비 100% 운행한다. 다만 투입 인력의 피로도를 감안해 비혼잡 시간대 열차 운행을 평상시 대비 67.1~80.1% 수준으로 낮춰 운행한다.
이를 위해 서울시와 교통공사는 퇴직자와 협력업체 직원 등 평시대비 83%인 약 1만3000여명의 인력을 확보, 지하철 수송기능을 유지하고, 시 직원 138명을 역사지원 근무요원으로 배치한다.
대체 수송력도 강화한다. 출퇴근 시간대 시내버스 집중배차 시간을 30~60분 연장하고, 지하철 혼잡역사를 중심으로 전세버스를 배치운행한다. 또 자치구 통근버스 운행 독려 등 대체 수송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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