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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밥 아이거, 위기의 디즈니 이끈다
공격적 M&A로 오늘날 ‘엔터 공룡’ 만든 장본인
2020년 CEO 사퇴 후 2년 9개월여만에 복귀
이사회 “산업 변화의 시기에 디즈니 이끌 적임자”
20일(현지시간) 디즈니 이사회는 로버트 앨런 아이거 전 CEO를 신임 수장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아이거는 지난 2020년 2월 경영 일선에서 떠난지 2년 9개월여만에 다시 디즈니의 수장으로 복귀한다.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월트디즈니 역사상 가장 유명한 최고경영자(CEO)인 로버트 앨런 아이거(애칭 ‘밥 아이거’)가 돌아온다. 20일(현지시간) 수잔 아놀드 디즈니 이사회 회장은 밥 차펙 현 CEO가 물러나고, 아이거 전 CEO에게 디즈니 경영 책임을 맡긴다고 밝혔다.

아놀드 회장은 이날 밤 성명에서 “디즈니가 점점 더 복잡한 산업 변화의 시기를 지나는 가운데, 밥 아이거가 이 중추적인 시기에서 회사를 이끌 수 있는 특별한 인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의 전례없는 도전 속에 회사를 이끈 것을 포함해 오랜 경력 동안 디즈니에 봉사한 밥 차펙에게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아이거는 같은날 성명에서 “나는 이 위대한 회사의 미래에 대해 극도로 낙관적이며, CEO로 복귀하라는 요청을 받게돼 흥분된다”며 “비할 데 없는 스토리텔링으로 모든 세대에 영감을 주는 창조적 우수성에 초점을 둔다는 명백한 미션과 함께 훌륭한 팀을 다시 이끌게 돼 영광이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른바 디즈니의 ‘전설의 수장’이라고도 불리는 아이거는 오늘날 ‘엔터테인먼트 공룡’ 디즈니를 있게 한 장본인이다. 그는 2005년 CEO가 된 후 이듬해 픽사를 인수했고, 2009년에는 마블을 품에 안았다. 또한 2012년에는 스타워즈를 만든 루카스 필름을, 2019년에는 21세기폭스 엔터테인먼트부문을 인수했다. 넷플릭스가 주도하는 OTT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디즈니 플러스를 만든 것도 그다.

아이거는 CEO로 일한지 15년만인 지난 2020년에 차펙 당시 디즈니파크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물러났다. 그는 CEO직에서 내려온 이후에도 지난 2021년 말까지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했다.

아이거가 깜짝 복귀한 데에는 디즈니+의 수익 달성을 앞당김과 동시에 둔화된 실적을 제고하고, 동시에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디즈니 주가를 반등시키기 위한 구원투수가 필요하다는 이사진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말로 끝난 회계연도 4분기 디즈니의 매출은 201억5000만달러로 시장이 기대한 212억4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조정 주당순이익 역시 30센트로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예상치 55센트에 크게 못미쳤다.

특히 디즈니+의 경우 같은 기간 구독자 수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손실 폭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디즈니+가 속한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부의 손실은 14억7000만달러(2조원)으로 전년 동기 2배를 넘어섰다. 디즈니의 주가는 2021년 3월 203.02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지난 11월 18일에는 91.80달러로 마감했다.

블룸버그는 “아이거는 쇠퇴하는 케이블 사업을 관리하고, 디즈니+서비스의 성장에 다시 불을 지펴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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