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닷컴 발행 크로노스는 급락
"팬토큰은 마케팅 수단일뿐"
[연합] |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켭 대회 개막을 앞두고 관련 가상자산들도 치솟고 있다. FTX 사태라는 대형 악재에도 내러티브(이야기)를 중요시하는 가상자산의 특성이 반영된 현상이지만, 축구 국가대표팀의 성적이 가격상승을 보장하는 것이 아닌데다 언제 급락할 지 가늠할 수 없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축구 강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국가대표팀 팬 토큰이 상장돼 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우리나라와 같은 조에 속한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토큰은 36.31%, 스페인 국가대표팀 토큰은 33.52%, 브라질 국가대표팀 토큰은 27.93%,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토큰은 23.38% 급등했다.
또 다른 월드컵 관련 가상자산도 출렁이고 있다. 칠리즈는 스포츠 관련 블록체인 플랫폼인 소시오스닷컴에서 사용되는 가상자산이다. 소시오스닷컴은 칠리즈를 통해 보유자에게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클럽 관련 의사 결정에 투표 권한을 부여하며 커뮤니티 운영 등을 지원한다. 칠리즈는 코인마켓캡 기준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 32위로, 최근 일주일간 12.57% 올랐다.
반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공식 스폰서에 이름을 올린 세계 15위 가상자산거래소 크립토닷컴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달 크립토닷컴이 보유 중이던 이더리움의 80%(약 32만개)가 가상자산 거래소인 게이트아이오로 송금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거래소가 서로 부족한 자금을 빌려주며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크립토닷컴 측은 "당초 오프라인 지갑인 새로운 ‘콜드 스토리지’(cold storage)에 옮겨질 예정이었던 이더리움이 다른 계좌로 잘못 송금이 됐다"고 해명했지만, 크립토닷컴이 발행한 가상자산인 크로노스는 최근 일주일간 27.7% 급락하는 등 투자자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월드컵이란 이벤트에 주목해 관련 가상자산이 급등하는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가상자산 시장 자체는 FTX와 크립토닷컴 사태로 신뢰성이 깨진 상태에서, 내러티브에 편승하는 전략이 얼마나 유효할 지 의문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월드컵에서 해당 국가의 퍼포먼스가 우수할 경우 가상자산의 급등이 예상되지만, 언제 폭락할 지 모르는 리스크는 안고 가야 한다. 팬 토큰에 대한 마케팅에 비해 실제 팬 토큰으로 참여 가능한 의사결정은 사소한 것들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미선 빗썸 리서치센터장은 "국가대표 축구팀 팬 토큰은 마케팅 목적으로 발행됐고, 대부분 성적에 따른 별도의 리워드 제공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토큰을 구매한 팬들은 팀 내 노래 등 소소한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용도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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