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로펌 선정 절차·예산 등 비공개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미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주요 인센티브 활용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북미산 전기차에 대한 우대 등 수입차 차별조항을 포함하고 있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여부의 최대 변수인 미국 중간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우리 정부는 의회 주요 인사들에 대한 아웃리치 등 관련 전략이 부재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7일 외신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연합(EU) 등 대미 자동차 수출국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IRA 시행의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5일 일리노이주 졸리엣의 한 초등학교에서 “공화당은 IRA를 우리가 가장 먼저 폐지해야 할 법이라고 요구한다”며 공화당이 IRA에 반대하고 있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우리나라와 미국간 최대 경제현안인 IRA의 향방이 미 중간선거에 달려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IRA를 만들었고 개정할 권한이 있는 의회의 협조 없이는 해법 마련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IRA는 민주당 주도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공화당이 의회 권력을 잡으면 법 자체를 폐기하거나 개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IRA 예산을 폐기하겠다는 의사를,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IRA에 대한 청문회를 여는 등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앞서 지난 4일 마감된 미 재무부의 IRA 인센티브 하위규정 의견제안서에 양자협상을 최우선 순위에 두면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 통상 규범에 위반소지가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IRA 관련 제소절차를 담당하는 로펌 선정 절차와 관련 예산조차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8월 미국 상원이 IRA를 통과시킨 이후 줄곧 통상규범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는 WTO 제소를 언급하고 있다.
특히 WTO의 대법원격인 상소기구가 2019년부터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 통상 규범을 통해 해결한다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한 우리 정부는 IRA 개정을 위해 고위급 면담을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IRA관련 법 개정 키를 쥐고 있는 하원 세입위원회 의장·간사, 상원 재무위원회 의장·간사들에 대한 아웃리치(대외접촉)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이 IRA 통과 이후 지난 8월 미국 방문했을 당시 현지에서 접촉한 인사들은 4~5명에 불과했다.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시절 한미 FTA 개정협상 또는 철강 232조 관련 현지 접촉 대상은 20여명에 이르렀다.
산업부는 IRA가 통과된 올해에만 미 의회 자문, 한미통상 분쟁해결 및 법률자문, 미주지역 네트워크 구축, 미주지역 아웃리치 등을 위해 15억4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여기에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9월 중순 IRA 조항에 대한 통상법 합치성 검토와 분쟁 비교 분석을 위해 국내 법무법인에 광장을 선정했으며 현재 해외 법무법인 선정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부처인 산업부에서는 선정 절차 및 관련 예산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광장에는 박철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전 교수(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최석영 주제네바 대표부 전 대사, 임채민 복지부 전 장관, 한진현 산업부 전 차관 등 전직 장차관들이 포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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